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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호수 넘겨 370야드 날린 디섐보… 파5홀 ‘원온’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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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몸무게를 10㎏쯤 줄였으나 여전히 100㎏을 넘는 거구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가 6번 홀(파5)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많은 갤러리가 그를 따라왔다. 7일 플로리다주 베이힐 클럽 앤드 로지(파72·7454야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달러) 3라운드에는 코로나 사태로 5000명까지만 갤러리 입장이 허용됐다. 이 홀에서 팬들이 괴력의 장타자 디섐보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었다.

조선일보

호쾌한 드라이버샷 - 브라이슨 디섐보가 7일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하고 있다. 그는 파5 6번홀에서‘원온’에 가까운 장타쇼를 펼쳐 대회 장소인 베이힐골프클럽 앤드로지를 찾은 갤러리의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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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끼고 왼쪽으로 크게 휘는 6번 홀은 페어웨이를 따라 돌아가면 531야드. 하지만 공을 캐리로 340야드 이상 보낸다면 호수를 가로질러 그린으로 직행할 수 있다. 장타력은 물론이고 두둑한 배포가 필요하다. 디섐보는 연습 라운드에서 두 차례 호수 건너기를 시도했지만, 두 번 다 물에 공을 빠뜨렸다. 1·2라운드 때는 바람 방향이 맞지 않아 페어웨이를 따라가는 길을 택했고, 각각 버디와 파를 기록했다.

3라운드 때 등 뒤에서 바람이 불어오자 디섐보는 그린 앞쪽(디섐보가 바라보는 방향에서는 그린 오른쪽)을 겨냥했다. 그린을 직접 노리는 것보다 직선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대범하게 드라이버를 휘두르자마자 성공을 직감한 그는 공중에 떠가는 공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공은 캐리로 347야드를 날아갔고, 구른 거리까지 총 370야드를 기록했다. 곧장 그린을 노렸다면 ‘원 온’도 가능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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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샷은 홀에서 70야드 떨어진 오른쪽 러프에 멈췄다. 디섐보가 58도 웨지로 친 피치샷은 그린에 살짝 못 미쳤다. 홀까지 12m 남기고 이글 퍼트를 했으나 28㎝ 모자라 탭인 버디로 마무리했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친 디섐보는 단독 선두 리 웨스트우드(48·잉글랜드·11언더파)를 1타 차로 추격했다.

디섐보는 “다시 아이로 돌아간 듯 신났고 소름 끼쳤다”고 했다. “샷 하기 전엔 1타 차 선두로 마지막 홀에 들어선 것처럼 긴장됐다”며 “성공하니 마치 우승한 듯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팬들이 원하는 걸 보여줄 수 있어 즐거웠지만, 팬들이 없었어도 시도했을 것”이라고 했다. 중계방송 해설을 맡은 폴 에이징어(61·미국)는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가면 디섐보는 골프를 새롭게 정의 내릴 것”이라고 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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