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
"기존 좀비물과 다르다"
"인간의 욕망 파고든다"

[텐아시아=정태건 기자]

'조선구마사' 이유비(왼쪽부터) 박성훈 서영희 감우성 장동윤 김동준 정혜성 금새록/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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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조선시대에 기이한 생명체가 등장한다는 설정으로 넷플릭스 '킹덤'과 비교되지만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은 "우리 작품에 등장하는 악령은 좀비와 다르다"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17일 오후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신경수 감독을 비롯해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김동준, 정혜성, 서영희, 금새록, 이유비가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다. 태종에 의해 철저히 봉인 당한 서역 악령이 욕망으로 꿈틀대는 조선 땅에서 부활해 벌이는 혈투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날 신경수 감독은 '조선구마사'의 세계관에 대해 "극 중 등장하는 괴이한 생명체를 '생시'라고 부른다. 좀비와 비슷하지만 다르다"며 "생시는 악령의 지배를 받고 조종을 당하는 하나의 인격체라고 설정했다. 생시가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상황에서 드라마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좀비물과 달리 악령이 영혼을 지배하는데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는 지점이 가장 다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실존 인물을 데리고 온 이유를 묻자 "어떻게 하면 현실적인 공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태종이 나라를 창업하고 이어서 세종에게 건네줘야하는 입장인데 우리가 알던 것 만큼 편안하고 완벽했을지, 그의 이면은 두렵지 않았을지 그 지점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조선구마사'에는 아자젤, 괴력 난신 등의 악령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아자젤은 '바람의 악마'라고 한다. 고려말 조선초라는 역사적 배경에 몽고의 침입이 있었다. 그것을 기초로 상상력을 발휘 했을 때 아자젤이라는 서역의 악령이 고려 조선으로 넘어왔다는 설정이 재밌을 것 같아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사극 좀비물인 '킹덤'과의 차별점을 '괴력 난신'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킹덤'이라는 훌륭한 레퍼런스가 있었다. 그걸 보며 우리는 어떻게 다를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괴력 난신이라고 칭하는 괴이한 생명체가 답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은 "괴력난신은 말 그대로 괴력을 가진 여러 종류의 신이다. 이 작품에선 다양한 형태의 악령, 악귀가 등장한다"며 "그들이 공격하는 방식도 다양하다는 점 '킹덤'과 다를 거다. 아까 말한 것처럼 악령이 육체를 넘어서는 마음, 심리를 다룬다. 심령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욕망을 갖고 있는데 그 빈틈을 악령이 공격한다. 생시로 바뀌는 인간들이 각각의 이유를 갖고 있다"며 "캐릭터가 놓여있는 환경에서 각자의 약점, 욕심이 공격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구마사' 감우성 /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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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우성은 극 중 철의 군주 태종 이방원 역을 맡는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혈투를 벌이는 왕"이라고 말했다.

'근초고왕' 이후 10년 만에 사극에 출연하는 감우성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하는 게 배우의 역할이기 때문에 사극이라고 해서 특별한 감회가 있지 않다"면서 "며칠 전에 '왕의 남자' 방송을 하더라. 매년 해서 오래된 느낌이 없는데 따져보니 16년이 지났다. '세월이 참 무심하게 흘러가는구나'라고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조선구마사'를 선택한 계기를 묻자 그는 "저도 이런 장르의 작품을 집에서는 즐겨보는데 직접 해본 적이 없다"며 "재미있는 장르물을 해보고 싶었다. 대본을 읽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재미가 있었다"고 답했다.

태종을 연기할 때 주안점이 있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신경수 감독은 "이렇게 말씀하시지만 현장에 명확하고 명쾌하게 답을 가지고 오신다"며 "드라마에서 태종은 중장년기로 넘어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후계자와 악령으로부터 당면한 두 가지 고민에 대한 해석법이 있으시다. 화끈하고 단호한 액션은 물론 불안과 고민이 있는 군주의 모습을 너무 잘 보여주고 계신다"고 칭찬했다.

감우성은 태종을 연기하는 데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구 세력을 제거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냉철한 인물로 그려진다. 냉혈인 이미지는 안고 가지만 드라마 배경은 허구와 믹스가 되어 있어서 그 이상의 배경은 전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며 "오로지 바람의 악마를 어떻게 제거하느냐에 목을 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부터 펼쳐질 활약에 대해 "제가 판을 잘 깔아놔야 다른 배우들도 잘 끌고 갈 수 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졌다"며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하며 만들었다"고 말했다.

감우성은 사극 액션의 어려움에 대해선 "다른 배우들은 모르겠지만 갑옷이 너무 무거웠다. 2시간 정도 지나면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며 "왕이라서 멋있게 만드려고 더 무거웠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조선구마사' 장동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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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윤은 태종의 셋째 아들 충녕대군 이도로 분한다. 그는 "위기에 빠진 조선을 구하기 위해 본인만의 방법으로 사당패들과 함께 헤쳐나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들이 충녕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을 크게 헤치지 않는 선에서 매력 있게 캐릭터를 보이도록 연기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구마사'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라는 점이 파격적이고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재밌는 글 뿐만 아니라 감독님, 좋은 선배님들과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선로코 녹두전'에 이어 사극으로 돌아온 장동윤은 "사극이라는 것 말고는 정말 많이 다르다. 드라마의 분위기, 제가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의 톤, 장르적으로 모두 다르다"며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전혀 다른 새로운 도전으로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션 연기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선 "충녕 대군을 지켜주는 사당패들이 워낙 열심히 액션을 해서 저는 조금 편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구마사' 박성훈/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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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은 태종의 첫째 아들이자 왕세자 양녕대군 이제를 연기한다. 그는 양녕대군에 대해 "세자이긴 하지만 태종에게 인정 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쌓여있다"며 "소중한 가족, 아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훈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모두가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사실을 기반으로한 판타지기 때문에 부담감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상상 안에서 표현하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존인물인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신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는 박성훈은 "조금도 현장에서 실망시키지 않는다"며 "배우들과 소통하는 걸 즐기시고 즉각적이고 명쾌하게 내려주신다. 내가 도구로 쓰이는 게 아니라 함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임하고 있고 창작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양녕대군을 준비하면서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자고 마음 먹었다"며 "사람을 대하는 태도, 목적, 관계성에 집중하려 했다. 눈빛이나 음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양녕이라는 인물이 처음에는 눈쌀이 찌푸려질 수 있으나 귀를 기울이면 공감하고 한편으론 안쓰러워질 수 있는 인물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선구마사' 김동준/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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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은 백정이자 사당패 일원 벼리 역을 맡는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거칠고 투박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고 소개했다.

김동준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신 감독님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며 "벼리가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역할과 상반된다. 내가 얼마나 까칠하고 투박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마냥 예쁘장하지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정혜성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선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어떻게 해야 애절함이 보일지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정혜성이 무화라는 역할로 다가와줘서 편안하고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촬영할 때 어려움을 묻자 "추위와 싸워야 했는데 많은 스태프들이 도와줘서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면서도 "매일 흙바닥에 굴러다닌다. 서서 싸우는 게 거의 없다. 아마 액션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답했다.

'조선구마사' 정혜성/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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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서영희/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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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성은 국무당의 도무녀 무화로 변신한다. 그는 "나라에 대한 사랑도 있고 벼리와의 사랑도 있다"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그는 출연 계기를 묻자 "무화라는 캐릭터가 여태껏 한번도 안했던 역할이다. 카리스마와 애틋함 여러가지 모습이 있었다"며 "신 감독님과 예전에 작품을 같이 했는데한 신뢰가 있어서 대본을 보자마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동준과의 호흡에 대해선 "매회 만나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감독님이 섬세하게 감정선을 잘 잡아주신다. 따로 논의를 하는 자리도 만들어 주셨다"며 "저희가 늦게 만나지만 짙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아주 잘 표현되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서영희는 태종의 아내이자 양녕, 충녕, 강녕의 어머니인 원명왕후로 분한다. 그는 "가정을 지키고자 한다. 가정이 곧 나라기 때문에 저만의 방식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강인한 여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작 '녹두꽃'에서 맡았던 역할에 비해 너무 큰 신분 상승을 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아들에 대한 애정은 똑같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촬영할 때 어려운 점을 묻자 서영희는 "추위가 좀 힘들었다"며 "모든 준비가 완벽해서 감정적인 건 현장에서 바로 느껴질 수 있었다. 내가 100% 못 담은 게 오히려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장르가 익숙한 편인데 현장이 너무 완벽해서 머뭇거리기 조차 힘들다. 모든 게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서 굉장히 편안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 금새록/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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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록은 벼리와 같이 살판을 뛰는 동료 혜윰을 연기한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충녕대군을 만난 이후로 그 곁을 끝까지 지키는 멋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혜윰이는 충녕 대군과 벼리 언니와 의리도 지키고 마음을 내어드리는 인물이다. 액션이나 사당패와 어울리는 케미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예고했다.

금새록은 이번 작품에서 장동윤, 김동준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그는 "셋이 나란히 앉은 장면을 모니터하면서 집에 간 적 있는데 두 분이 저보다 아름다우셔서 속상했다"며 "저는 꾀죄죄하게 나오는데 너무 아름답게 나와서 다이어트를 해야될 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셋이 나이도 비슷해서 친해졌다. 장난도 많이 치고 고민도 많이 나누는 사이가 됐다"며 "성격도 좋으시고 무엇보다 잘생기셨다"고 했다. 액션신에 대해선 "장동윤은 항상 말 위에 멋있게 앉아 있는데 저희는 땅에 굴러 다닌다"며 "항상 부럽다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이유비는 양녕의 첩 어리 역을 맡는다. 그는 어리에 대해 "앙녕대군을 사랑하면서 세자비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어리' 캐릭터를 받고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매력적이다"며 "감독님과 초반부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어리가 가장 생각해야 될 건 사랑'이라고 해주셨다. 그 말씀이 마음에 박혔고 감이 왔다. 얼이만의 사랑을 보여주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선구마사' 박성훈(왼쪽부터) 감우성 장동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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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관전포인트에 대해 이유비는 "화려한 볼거리도 많고 재밌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금새록은 "추운 겨울에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뜨겁게 촬영에 임했다. 저희가 담은 마음이 시청자 분들께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준은 "많은 어려움이 있는 시기인데 저희 드라마 보면서 스트레스 푸시길 바란다"고 했고, 박성훈은 "모두가 재미와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장동윤은 "시청만 하시면 무조건 재밌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감우성은 "방송 날짜가 다가오면 머리가 하얘지고 울렁 거린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라며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잘 쫓아오시면서 악령과의 대립을 보시면 재밌는 드라마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수 감독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가 듬뿍 담겼다"며 "장르의 특성한 하드한 장면이 많은데 재미의 차원에서 너그러이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선구마사'는 오는 22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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