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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

[D-eye] “역사 왜곡은 아자젤보다 더 무섭다” (조선구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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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지호기자] "(최영 장군이) 충신? 하이고~ 충신이 다 얼어죽어 자빠졌다니? 그 고려 개XX 새X들이 부처님 읊어대면서..."

SBS-TV '조선구마사'(극본 박계옥, 연출 신경수) 2회. 최영 장군이 뜬금없이 등장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던 그 최영 장군이다.

'조선구마사'가 '툭' 꺼내든 최영 장군은, 충신이 아니었다. 오히려 백성들에게 욕을 먹는 모습.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킨 명장을 부정적으로 그렸다.

"최영이 죽는 날에 개경 사람들이 저자를 파하였으며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지 사람들이 이를 듣고 길거리의 아이들과 시골의 여인네들까지 모두 눈물을 흘렸다. "(고려사 제113권, 열전 제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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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드라마는 허구의 세계다. 창작의 자유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과거 MBC-TV '신의'는 최영 장군을 희대의 로맨티스트로 그렸다.

그러나 ‘조선구마사'는 창작의 방종에 가깝다. 판타지를 방패 삼아 역사를 칼질했다. 이방원이 이성계의 환각을 보며 양민들을 도륙했다는 식.

충녕대군도 일개 통역사에게 반말을 듣는다. 교황청 사제를 술접대 하며 시종처럼 서 있는다. 평민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SBS는 ‘판타지’라는 함정에 빠졌다. 드라마 관계자는 “이런 종류의 사극에서 자주 일어나는 논란 중의 하나로 여겼다"고 오판을 인정했다.

‘판타지’는 면죄부가 아니다. 재해석과 왜곡은 엄연히 다르다. 적어도, 인물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상을 발휘해야 한다.

시청자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악령을 제외한) 허구와 사실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특히 한국사를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두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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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는 허구와 사실을 교묘하게 혼재시켰다. 특히 우려되는 건, 가짜 상상이 중국의 동북공정, 문화공정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심지어 박계옥은 친중 성향이 강한 작가다. 지난 15일 '항저우쟈핑픽처스유한공사'(이하 '쟈핑픽처스')와 집필 계약을 체결했다.

쟈핑픽처스는 중국의 콘텐츠 제작사다. 한국 역사 드라마에 주로 투자했다. 이 회사의 한국 법인 이사는 인민일보 한국 대표처의 이사도 겸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다. '당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중국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신문이다.

이게 바로,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이 위험한 이유다. 그래서 대중이 느끼는 공포는, (악령 아자젤보다)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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