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출연배우 릴레이 사과…신경수PD·박계옥 작가 "국민께 사죄, 역사왜곡 의도無"[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타투데이

'조선구마사' 공식 포스터. 제공|SBS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논란 여파로 2회 만에 폐지된 가운데, 출연 배우와 연출자, 작가가 줄줄이 사과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1회부터 불거진 역사왜곡 논란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26일 폐지됐다. 논란이 계속된 5일간 어떤 입장도 내놓지 못하던 배우들과 연출자 및 작가는 폐지 발표 이튿날인 27일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줄 사과했다.

감우성은 27일 소속사 WIP 공식 SNS를 통해 “‘조선구마사’에 출연한 배우이자 제작진의 일원으로서 시청자들을 포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대중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배우로서 보다 심도 있게 헤아리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역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감우성은 “‘조선구마사’가 역사의 실증을 바탕으로 한 역사드라마가 아닌 악령을 매개로 한 허구의 스토리라 하더라도 실존 인물을 통해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배우로서 시청자분들게 역사 왜곡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감우성은 “지난 5개여월 동안 드라마 제작을 위해 노력해 주신 감독님이나 제작 현장의 스태프, 그리고 촬영에 임한 배우들 모두 각자 맡은 역할만을 소화하다 보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고, 이로 인해 금번의 드라마 폐지에 이른 점,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연출자 신경수 PD도 "모든 것이 내 탓"이라며 사과했다. 신PD는 '조선구마사' 홍보대행사를 통해 전달한 사과문에서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PD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과 선택의 책임은 연출인 제게 있다", "스탭과 배우들은 저를 믿고 따랐을 뿐"이라고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 신PD는 다만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이다.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계옥 작가도 같은 날 공식입장을 통해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박 작가는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또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의도적인 역사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동윤, 이유비, 박성훈, 정혜성, 김동준 등 드라마 주요 배역으로 활약한 배우들도 비슷한 취지의 사과문을 남겼다. 장동윤은 소속사 SNS를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대단히 죄송하고, 이 작품이 이토록 문제가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제가 우매하고 안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창작물을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만 작품을 바라봤다"며 "사회적으로 예리하게 바라봐야 할 부분을 간과했다. 큰 잘못이다"고 자책했다.

장동윤은 "존경하는 감독님, 훌륭하신 선배 및 동료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며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다"고 '조선구마사'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개인이 도덕적인 결함이 없으면 항상 떳떳하게 살아도 되다는 믿음으로 나름 철저하게 자신을 가꾸려 했다"며 "정작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발생해 많이 반성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스타투데이

'조선구마사' 출연배우 감우성, 박성훈, 이유비, 장동윤(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제공|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유비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남겼다. 이유비는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린 점, 반성의 말씀 올리고 싶어서 글을 쓴다"고 운을 뗀 뒤 "이번 작품은 제가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에 만났던 작품이었다"면서 "기존에 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표현하는 저 자신만을 욕심 냈던 것 같다. 이유비는 "역사 왜곡 부분에 대해 무지했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고 밝혔다.

박성훈 또한 자신의 SNS에 올린 자필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따끔하게 꾸짖어주시고 우려해 주시는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보며 ‘조선구마사’의 출연 배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다룸에 있어 부담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배우로서의 소임은 연기에 진심으로 다가서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어리석고 모자란 생각이 있었다”고 밝힌 박성훈은 “이런 상황이 돼서야 저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속상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고 글을 마쳤다.

정혜성은 자신의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고 작품에 임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제가 참여한 작품에 대중에게 줄 영행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라며 “앞으로 제가 걸어가는 길에 있어 개인 그리고 배우로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내딛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확한 역사 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김동준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해야하는 배우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가 선택하고 보여드리는 것이 많은 분들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 방송부터 중국식 식사, 태종에 대한 지나치게 폭력적인 묘사 등으로 논란이 됐다. 특히 월병, 피단 등 중국 음식이 조선의 기생집에 등장한 장면은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에 분노한 국내의 반중(反中) 정서를 건드려 논란이 거셌다.

이에 광고주들이 잇달아 계약 해지를 발표했고,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논란에 드라마 측은 공식 사과 및 재정비를 약속했으나 비판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26일 방송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단 2회 만에 드라마가 폐지되는 초유의 사건으로, 해외 판권 역시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

<다음은 신경수 PD 공식 사과문 전문>

조선구마사 연출 신경수입니다.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리고자 합니다.

방송 취소가 결정되고 상황을 수습하느라 사과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드립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반성합니다.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과 선택의 책임은 연출인 제게 있습니다.

스탭과 배우들은 저를 믿고 따랐을 뿐입니다.

그리고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방송 취소라는 결정이 내려진 지금, 지난 1년 동안 갖은 노고를 마다하지 않은 스탭, 배우분들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한없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방송에 대해 여러 소중한 의견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충고와 조언 잊지 않겠습니다.

<다음은 '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 사과문 전문>

조선구마사 작가 박계옥입니다.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습니다.

현장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해왔던 감독님, 배우님, 스탭 여러분. 그리고 제작사와 방송사에도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께 온 마음을 다해 사죄드립니다.

psyo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