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시범경기에 앞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2021. 3. 30.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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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우리 선수들이 많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야구 한다는 것을 알았다. 국제대회 성적을 내는 게 대단하다.”
처음 질문을 듣고 나서는 답변을 꺼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래도 자신의 한 마디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의견을 건넸다. 빅리그 올스타 출신이자 SSG 외야수 추신수(39)가 열악한 잠실구장 환경이 나아지기를 바랐다.
추신수는 30일 잠실 LG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하며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개막전에 앞선 최종 리허설을 기분 좋게 마친 그는 “어제 경기 후 내가 좋았을 때 영상을 돌려보면서 문제점을 찾았다. 어제는 전반적으로 타이밍이 너무 앞에 있었다. 나는 앞에서 치는 타자가 아니다.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했고 오늘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가 갔다”며 “팀도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이겼다. 시즌을 시작하는 우리팀 입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이겼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긍정적으로 정규시즌 개막을 응시했다.
하지만 지난 29일과 30일 처음으로 마주한 잠실구장 환경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잠실구장은 한국프로야구 1군 무대를 상징하는 곳 중 하나 아닌가. 미국에서 많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꿈꾸듯 한국에서 많은 선수들이 이 무대를 꿈꾸며 열심히 한다. 하지만 직접 와보니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환경에서 국제대회 성적을 내는 게 참 대단하다. 우리 선수들이 조금만 더 좋은 곳에서 야구한다면 분명 더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원정 라커룸이 작은 것도 문제지만 원정팀이 사용할 실내 타격훈련 공간이 없는 것도 아쉽다. 잠실에서 원정팀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준비만 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몸 풀고 30개 정도 타격하면 경기에 들어가야 한다. 몸관리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부상시 치료 받을 공간도 너무 부족하다”며 “잠실에서는 그냥 유니폼 입고 조금 친 다음에 경기한다고 보면 된다. 선수들은 한 경기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준비하는 데 이렇게 할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될까 싶다. 자신이 열심히 준비하고 다치는 것과 여건이 안 돼 준비를 못하고 다치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SSG 추신수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시범경기 5회초 1사1루 중전안타를 친 후 조동화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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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말대로 잠실구장 원정시설은 9개 구장 중 최악으로 꼽힌다. 락커룸 크기가 작아서 원정팀 선수들은 복도에 가방을 놓고 옷을 갈아입는다. 부상시 응급처치할 별도의 공간도 없다. 프로야구 출범 전에 잠실구장을 기획했고 단순히 야구 경기만 바라보고 야구장을 지은 결과다. 게다가 LG와 두산이 함께 잠실구장을 사용하면서 특별한 공간을 마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추신수 외에도 수 많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잠실구장 개선을 요구했으나 하루라도 빨리 신축구장이 들어서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물론 이런 환경이 결과에 대한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추신수 역시 자신이나 팀의 경기 결과가 아닌 미래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한국에 와서 무인도에 왔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적응하고 있다. 미국과는 당연히 다른 환경일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내가 이겨내고 이해해야 한다”며 “그래도 빠른 시일 내에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야구장은 개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KBO리그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진행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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