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와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UFC 파이터 정다운. 사진=화상인터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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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UFC 파이터 정다운. 사진=U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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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욕심을 버리고 경기 운영에 더 집중하겠습니다.”
한국인 최초의 UFC 라이트헤비급 선수 정다운(28·코리안탑팀)이 UFC의 심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입성을 앞두고 이 같이 밝혔다. 정다운에겐 이번 경기가 UFC 톱랭커 자격이 있음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정다운은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188(이하 UFN 188)’에서 윌리엄 나이트(33·미국)와 대결한다. 195cm 93kg의 탁월한 체격조건을 자랑하는 정다운은 한국인 최초의 UFC 중량급(-93kg 라이트헤비급) 파이터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UFC 선수 출신 해설자 댄 하디가 선정한 ‘2020년 기대되는 유망주 TOP5’에 이름을 올린 라이트헤비급의 떠오르는 유망주이다.
2019년 8월 UFC에 데뷔한 정다운은 2연속 피니시(KO 또는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며 UFC가 주목하는 기대주로 떠올랐다. 라이트헤비급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아시아 출신 선수라는 희귀성까지 더해져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정다운은 지난해 8월 UFC 254 대회에선 베테랑 파이터 샘 앨비(미국)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의 노련함에 말려 의외로 고전했다. 자신감만 믿고 무모할 정도로 KO를 노렸다. 미리 짜놓은 작전은 완전히 어긋났다. 1, 2라운드를 어렵게 풀어간 정다운은 3라운드에서 앨비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완벽한 승리를 가져오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이후 정다운은 많은 것을 생각했고 스스로 반성했다.
정다운은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에서 “상대를 너무 가볍게 보고 KO시키려고 욕심을 많이 부렸다”며 “지난 시합 결과가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됐고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좀 더 성숙해질 수 있었던 시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다운에게 이번 경기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갖는 첫 경기인 데다 전세계 격투팬들은 물론 UFC 수뇌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중요한 찬스다. 앞선 세 차례 경기는 중국 선전, 한국 부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에서 치렀다.
이번 경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래 정다운은 러시아 출신의 샤밀 감자토프(31)와 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감자토프가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하면서 경기 2주 전에 상대가 바뀌었다. 새로운 상대 나이트는 통산 전적 9승 1패를 기록 중인 신예다. UFC 경력은 1전 1승에 불과하지만 타단체 경력 포함해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정다운이 195cm 장신인 반면 나이트는 178cm에 불과하다. 정다운이 무려 17cm나 키가 크다. 리치도 훨씬 긴 만큼 신체조건의 우위를 적극 살릴 가능성이 높다.
정다운은 “상대가 바뀌었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고 감정도 그전과 똑같다”며 “다만 나보다 작은 선수와 싸우는 건 내게 득이 되는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상대가 레슬링에 강점이 있는 만큼 되치기나 기술에서 빠져나오는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며 “킥 연습와 짧은 거리 팔꿈치 공격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 시점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원정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다운은 국내에서 훈련을 한 뒤 경기 일주일 전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도착 후 호텔에 격리된 채 머물러있다. 아직 상대 얼굴도 보지 못했다.
낙천적인 성격의 정다운은 이런 장애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가 정말 심각해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것조차 힘들다”며 “오히려 한국에서 열심히 훈련한 내가 상대 선수보다 더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 헤비급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를 가장 존경한다는 정다운은 미오치치처럼 ‘화려함’ 보다는 ‘실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합과 달리 이번에는 경기 운영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판정승을 생각하고 있지만 KO 순간이 나오면 과감하게 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아기 아빠가 된 정다운은 가장이 되면서 책임감도 더 커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기와 항상 함께 하는 동반자인 아내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정다운은 “UFC 선수로서 오랫동안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싶다”면서 “이번 경기에서 다치지 않고 잘 싸운 뒤 돌아가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진심 어린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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