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무관의 베테랑, 또 한 번 우승 꿈에 다가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피닉스 선스의 크리스 폴은 오랜 시간 염원했던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사진은 올스타전의 폴. / USA투데이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 시즌 NBA(미 프로농구) 순위표를 보면 눈에 띄는 팀이 있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40승 15패로 유타 재즈(41승 14패)에 이어 서부 콘퍼런스 2위에 오른 피닉스 선스다. 리그에서 둘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선스는 지난 시즌만 해도 서부 10위(34승 39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도 못한 팀이었다.

선스의 주득점원은 프로 6년 차 슈팅가드 데빈 부커(25). 올 시즌 평균 25.7점 4.1리바운드 4.5어시스트로 변함 없이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인 디안드레 에이턴(23)도 15.2점 10.8리바운드로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부커는 2015년, 에이턴은 2018년 선스에서 데뷔해 팀을 옮기지 않고 뛰고 있다. 하지만 아직 두 선수 모두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 본 적이 없다.

피닉스 선스는 왕년의 강호였다. 찰스 바클리와 케빈 존슨, 댄 멀리 등이 활약했던 1992-1993시즌엔 파이널에 올라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 호레이스 그랜트가 버틴 시카고 불스에 패하며 준우승했다. 스티브 내쉬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등이 팀을 이끌던 시절엔 2004-2005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서부 콘퍼런스 태평양지구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엔 늘 밑바닥에 있었다.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0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2016-2017시즌부터는 3년 연속 서부 꼴찌(15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렇다면 올 시즌 선스가 우승 후보로 떠오를 만큼 환골탈태한 비결은 무엇일까. 새로 합류한 36세 베테랑 가드 크리스 폴의 활약이 첫손에 꼽힌다.

폴은 이번 시즌 15.8점 8.8어시스트로 공격을 조율하며 선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던 피닉스 선스는 경험 많은 폴의 가세로 짜임새를 갖추며 강호가 즐비한 서부에서 선전하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폴이 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폴은 16일 열린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에서도 13점 11어시스트로 에이턴(26점)과 부커(23점)의 뒤를 받치며 122대114 승리를 거들었다.

폴이 올 시즌을 앞두고 만년 하위팀 피닉스 선스로 갈 때만 해도 우승 반지를 향한 그의 여정은 끝날 줄만 알았다.

폴은 우승과 유독 인연을 맺지 못하는 대표적인 슈퍼스타다. 뉴올리언스 호니츠와 LA 클리퍼스, 휴스턴 로키츠,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등을 거치며 12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단 한 번도 NBA 파이널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특히 폴은 LA 클리퍼스 시절 블레이크 그리핀과 무적의 콤비를 이뤘지만,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 진출조차 하지 못하며 번번이 분루를 삼켰다. 폴이 처음으로 콘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은 것은 휴스턴 로키츠 시절인 2018년.

폴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로키츠가 3승4패로 패하며 또 한 번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폴이 5차전에서 다치며 6~7차전에 빠진 것이 로키츠로선 결정적인 악재가 됐다.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서도 ‘클래스’를 입증한 폴은 올 시즌 피닉스 선스를 서부 2위 팀으로 탈바꿈시키며 왜 자신이 NBA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인지를 입증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우승 반지다. 4차례 어시스트왕, 6차례 스틸왕, 11차례 올스타에 빛나는 ‘작은 거인'은 그 마지막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장민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