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헤드샷 맞은 박세혁 두산 박세혁(아래)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서 8회초 투수 김대유의 투구에 얼굴을 맞고 고통스러워하자 팀 트레이너가 달려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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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으로 앞서던 6회초 2사 후,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양석환에게 2루타를 내주더니 박세혁의 다리를 맞혀 내보내고 조수행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순식간에 2사 만루, LG가 투수 교체를 준비했다. 불펜에서 우완 이정용이 이미 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으나 켈리가 고개를 저었다.

LG는 자초한 위기를 직접 막겠다는 에이스를 믿었다. 켈리는 8번 타자 박계범을 상대로도 3구 연속 볼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5구째 다시 직구로 좌익수 플라이로 맞혀 잡았다.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의 기운이 LG로 향했다.

LG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올 시즌 첫 대결에서 에이스 켈리와 계투진의 호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켈리는 볼넷 4개를 던졌지만 6이닝 동안 3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와 함께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두산 에이스 워커 로켓과의 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켈리가 6회초까지 104개를 던진 뒤 6회말에 등판한 로켓은 2사 2루에서 6번 김민성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교체됐다. 5.2이닝 5안타 4볼넷 1실점으로 물러났다.

켈리가 내려간 이후 LG는 이정용, 진해수, 김대유, 정우영, 고우석으로 3이닝을 막았다. 1회말 톱타자 홍창기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로켓의 견제 실책으로 2루를 밟고 라모스의 적시타에 홈으로 달려 뽑은 선취 득점 하나를 끝까지 지켰다.

8승8패로 맞선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두산에 상대전적 열세였던 LG가 우승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잠실 라이벌’ 두산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LG는 지난해에도 개막전에서 두산을 만나 에이스였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8-2 승리했다. 올해는 1점 차 승리를 끝까지 지켜내는 힘을 과시하며 첫 판을 잡았다. LG는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가운데서도 마운드의 힘으로 첫 3연승(8승3패)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시즌 2호 헤드샷 퇴장이 나왔다. 8회초 1사후 좌완 김대유가 던진 3구째가 박세혁의 머리에 맞았다. 오른쪽 광대뼈를 다친 박세혁이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고 김대유는 퇴장됐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1-2로 뒤지던 7회말 무사 만루 김재유의 싹쓸이 2루타로 4-2 역전한 끝에 9-3으로 승리했다. KT는 수원에서 4-4이던 8회말 1사 만루에서 4득점하며 8-4로 이겼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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