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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데뷔 첫 승에도 초연한 김대우...놀란 라이언의 마음가짐으로 [오!쎈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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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부산, 이대선 기자] 16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무사에서 롯데 김대우가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2003년 지명을 받고 18년 만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초연했고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남은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대우는 지난 16일 사직 삼성전에서 7회초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진 7회말 팀이 역전에 성공했고 9-3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2003년 지명을 받은 뒤 2008년 입단, 그리고 2009년 데뷔 첫 등판을 치른 김대우다. 이후 타자로 전향한 뒤 다시 투수로 돌아오는 등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인내하면서 다시 멘탈을 다잡은 끝에 만 37세 시즌에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KBO 역대 최고령 승리 투수 2위 기록.

17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김대우는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고, 고생 많이 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해주셨다”고 전하면서 “사실 승리 투수에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이전 경기 KIA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그 때 미안함이 너무 커서 무조건 우리 팀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끌려가던 경기에서 (김)재유가 잘 쳐서 상황을 뒤집은 것이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뷔 첫 승의 감격은 전날에 묻어두고 다시 오늘 경기를 임하려고 한다. 18년의 굴곡진 세월이 만든 초연함이었다. 그는 “어제 기쁨을 길게 느끼고 싶었지만 오늘 또 경기를 해야 한다. 순간의 기쁨에 젖어들면 다음 경기 때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오늘 경기를 이기는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대우의 멘탈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단단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현재는 멘탈을 다잡았고 더욱 단단해졌다. 김대우는 “이전에는 실수를 하면 그 실수에 너무 빠져들었다. 멘탈적인 부분이 나이가 들면서 발전했다.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뒤이어 “야구가 너무 어렵다. 기쁨도 주고 슬픔도 주고 희열도 주고 좌절도 주는 하루하루의 인생이다. 어제의 승리 투수가 오늘 당장 패전 투수가 될 수 있다. 어제는 칭찬을 받았지만 오늘은 또 욕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야구다”면서 매 경기 멘탈을 다잡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19시즌이 끝나고 방출 위기를 겪었고 선수 스스로도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고 했다. 그러나 성민규 단장의 권유로 공을 다시 잡았고 허문회 감독의 믿음으로 첫 승의 순간을 달성했다. 오랜 시간 방황했기에 남은 시간들을 미련 없이, 후회 없이 보내려고 한다.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27년 간 선수생활을 했고 47세까지 160km의 강속구를 뿌린 놀란 라이언의 마음가짐을 되새겼다.

그는 “나에게 남은 시간을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어린 선수들도 많이 올라오지만 만약 못 올라오면 내가 기회를 잡는 것이다. 흘러가는대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면서 “놀란 라이언 선수가 야구를 오래했다. 그 선수가 ‘공을 던졌을 때 인대가 파열되는 순간 여기서 그만해야 되겠구나’,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나도 비슷한 마음이다”면서 팔의 인대가 닳는 순간까지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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