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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너네 아빠 졌지?"란 말에 불타오른 한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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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한선수 / 사진=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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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아빠' 한선수에게는 질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대한항공의 첫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던 한선수가 이번에는 통합우승의 주역이 됐다.

대한항공은 17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제압했다.

3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대한항공은 4, 5차전을 내리 따내며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2017-2018시즌 챔프전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이다. 또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까지 석권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마지막 5차전에서도 1-3세트 내내 듀스까지 가는 승부가 펼쳐졌다. 팀을 이끄는 세터 한선수의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선수는 흔들리지 않는 지휘로 대한항공호를 통합우승이라는 목적지에 안착시켰다.

한선수는 우승 세리머니 후 기자회견에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린 선수들은 중압감이 나보다 컸을 것"이라면서 "(오)은렬이가 참 고생을 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오고 버텨줘서 통합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후배들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대한항공 입단 후, 수많은 역사를 써내려갔던 한선수이지만 통합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선수는 "후배들을 이끌고 가야 하는데, 나도 힘드니까 마음을 내려놨던 것 같다. 결과는 나중에 나온다고 생각하고 애들을 돕자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든 뛰어서 (공을) 올려 놓자는 생각을 하며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7-2018시즌)에는 간당간당하게 챔프전에 올라가서 마음을 비우고 경기를 했다. 이번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하니, 당연히 (챔프전도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에 중압감이 컸던 것 같다"면서 "선수들 모두가 이를 이겨내서 우승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선수는 또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티고 승리로 가져가는 것이 발전한 것 같다"면서 "그 힘이 챔프전에서 나온 것 같다"고 우승의 비결을 전했다.

한선수에게 이번 챔프전은 아빠의 자존심이 걸린 무대이기도 했다. 딸 효주 양이 열띤 응원을 펼친 앞에서 한선수는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을 일궈냈다. 한선수는 "효주의 친구가 (효주에게) '너네 아빠 졌지?'라고 하는데,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아빠로서 처음 힘든 감정이 생겼다.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지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뿌듯함이 담긴 웃음이었다.

한편 한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여전히 V-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는 한선수다. 한선수는 "우승을 만끽하고 구단과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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