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엽이 KPGA 코리안투어 2021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와 함께 코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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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2019년 디오픈에서 겪었던 바람에 비하면 이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집중했어요.”

문도엽(30)은 18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1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정상에 오르고는 ‘디오픈 경험’이 우승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1타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문도엽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지난해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김주형(8언더파·19)을 3타 차이로 제쳤다. 문도엽은 2018년 7월 KPGA선수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2년 9개월만에 2승째를 올리며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았다. 시즌 개막전 우승이자 후원사인 DB손해보험이 주최한 대회여서 더욱 우승이 뜻깊다고 한다. 메인 스폰서 주최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나온 것은 2012년 신한금융그룹 소속으로 제28회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김민휘(29·현 CJ대한통운) 이후 약 9년 만이다.

문도엽은 2019년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클럽에서 열렸던 메이저 대회 디오픈에 출전했던 경험을 골프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디오픈에서 컷탈락하기는 했지만 그 경험으로 플레이하는데 여유가 많이 생겼다”며 “연습 라운드 갤러리가 한국 투어 마지막 날 갤러리보다 훨씬 많고 분위기도 위압감을 주는 메이저 대회에서 뛰고 오니 압박을 받을 때 덜 긴장하게 됐다”고 했다. 브룩스 켑카가 치는 어마어마한 공소리를 들으며 부족한 점을 깨달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스스로 경기를 해결해나가는 능력이 붙었다고 한다.

디오픈의 강풍을 경험한 뒤로는 공을 낮게 치거나 바람을 이용하는 샷에도 어느 정도 눈이 트였다. 문도엽은 4라운드에서 94%의 놀라운 그린 적중률을 보였다. 문도엽은 “볼 스피드가 170마일을 넘기면 미국 PGA 2부투어 Q스쿨에 도전할 생각인데 거의 목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문도엽은 골프 경력이 쌓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가면서 우승권에 갈 확률을 높이는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멘탈 트레이닝 교과서의 1장 1절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지금 눈앞의 일에 집중하고,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는 미래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처음 우승이 어렵지 그 다음은 쉬울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주변 기대가 커지면서 부담이 더해지고 조바심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3년 9개월만에 우승한 조던 스피스가 힘들어 하던 시절 사진과 함께 실린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반응하느냐이다’라는 글이다. 정확한 출처없이 인터넷에서 떠도는 ‘짤’이었지만 깊은 공감이 갔다고 한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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