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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ERA 14.73’ 장재영, 시련 없이는 대투수 될 수 없다 [정민태의 Pit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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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신인 투수 장재영(19)은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에 데뷔한 슈퍼루키다. 150km를 훌쩍 넘는 공은 매력적이다. 같은 투수라면 당연히 부러울 정도의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장재영도 프로의 높은 벽과 마주한 느낌이다. 지난 주말 수원에서 열린 kt위즈와의 연투를 보면 그런 생각이 강해진다.

17일 경기에서는 아웃 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4사사구 4실점했다. 팀이 3-1로 앞서고 있는 6회 구원 등판했지만, 역전의 빌미를 허용했다. 제구가 너무 흔들렸고, 헤드샷으로 퇴장도 당했다.

18일 경기에서는 1이닝 동안 3피안타 1사사구로 2실점했다. kt와 맞붙기 전까지는 무실점을 기록했던 장재영이다. 평균자책점은 14.73까지 올라갔다.

매일경제

시련 없이는 대투수가 될 수 없다. 정민태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가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에게 말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물론 18일 경기 피칭에서도 피칭 자체로는 가능성이 많다는 걸 확인했다. 변화구도 괜찮았고, 특히 직구는 위력이 있었다.

이제 장재영은 kt 상대 두 차례 등판을 통해 프로의 벽이 높고 타자들을 압도하는 게 어려운 일인지 많은 생각을 가졌을 것 같다. 여기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안타를 맞고, 실점하는 게 아니라 맞아가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무엇이 부족했지는지, 어떻게 타자들을 상대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차곡차곡,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 키움은 장재영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다. 이제 프로에 입단한 신인 선수로서는 흔치 않은 경우다. 팀에서 기회를 줄 때 어떤 결과물을 내기보다 좋은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으로 만든다면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

올라갈 때마다 힘들게 던지고 있지만, 장재영에겐 분명 좋은 경험이다. 시련 없이는 대투수가 되기 어렵다.

18일 선발투수들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하고 싶다. 먼저 kt선발 고영표는 병역을 마치고 온 뒤 공의 위력이 더해졌다.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눈에 띄었다. 체인지업을 빠르게 던지는 것이 있고, 천천히 던지는 게 있는데, 빨리 던지는 건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오히려 타자들이 느린 체인지업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빠른 체인지업은 위험할 수 있다. 여기에 공 한 개에서 두 개 정도 빠지는 슬라이더 비중을 높인다면 더욱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키움 선발 최원태는 공을 던지는 순간 스로잉이 짧아진 게 공의 위력이 반감되는 결과로 나왔다. 최원태는 타점이 낮은 상태에서 공이 떠오르는 식으로 공을 밑에서 채서 들어가는 스타일로 던진다. 이런 스타일은 최대한 공을 끌고 나와서 때리는 느낌으로 던져야 하는데, 최원태는 팔이 뿌려지는 느낌이 아니라 당기는 느낌이 더 강했다. 밸런스나 키킹 등 동작은 괜찮았는데, 마지막 스로잉 동작에서의 아쉬움 때문인지 날카롭게 들어가는 구종이 별로 없었다. 다음 경기에는 이 부분을 잘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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