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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지난 주 KBO리그 마운드를 쥐락펴락했던 좌완 3총사가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선발등판했다. 이들 중 10일자 부상자명단에서 복귀한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만이 유일하게 승리투수가 됐다. 한 명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는 작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팀은 3총사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7이닝 동안 2점만 내주고 패전투수가 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오클랜드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도 당당히 W를 그렸다. KBO리그의 레전드급인 OB 베어스 장호연은 “나는 1-0, 2-1 패전투수가 되느니, 8-7로 이겨 승리투수가 되는 게 좋다”는 지론을 편 적이 있다. 사실 기록으로 남는 것은 승리지, 호투한 패전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기억하지 않는다.
3명의 좌완은 KBO리그에서의 돋보였던 활약이 MLB에서도 비례되고 있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연봉과 비례한다. 1984년생으로 3총사의 맏형 격인 류현진은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는 팀의 에이스다. 오클랜드전에서 3회 위기를 맞고 4실점을 했어도 교체하지 않았다. 최고 연봉의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년 계약을 맺은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은 5선발급의 위치다. 한 차례 위기를 맞으면 이를 벗어났어도 교체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의 선발 김광현 활용법이다. 지난 6일 뉴욕 메츠전에서도 4회 위기를 넘겼지만 4회말 대타로 교체됐다. 오는 12일 밀워키전 선발등판이 예고돼 있다.
스플릿 계약을 맺은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은 지난 6일 미네소타 트윈스 선발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역투를 했지만 다음 보직은 미정이다. 텍사스는 일본인 아리하라 코헤이(2승3패 5.76)를 9일(한국 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선발등판시켰다. 전날 폴티네비치의 선발등판에 이어 아리하라, 그리고 10~12일 더닝 ~깁슨~라일스로 이어지는 선발로테이션을 예고했다. 양현종의 이름은 없다.
사실 3.1이닝 동안 삼진 8개는 대단한 위력이다. 메이저리그는 타자는 홈런, 투수는 투구이닝과 삼진으로 평가한다.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카테고리다. 안타, 타율은 상대적이다. 빗맞아도 안타가 되는 게 야구다. 다승, 승률, 평균자책점도 팀의 전력과 맞물려 있다. 강타선의 팀에서는 다승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삼진은 볼이 위력이 없으면 낚을 수가 없다. 우드워드는 짧은 이닝에 삼진 8개를 잡은 양현종의 쾌투를 다음 경기 선발로 이어가지 않고 있다. 다만 아리하라가 9일 경기에서 3.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는데 다음 턴에서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롱맨 양현종에게 다시 기회를 줄지 궁금해진다.
계약상태와 연봉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내야수 김하성에게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MLB에 입문했다면 현재과 같은 기회를 줄 리 만무다. AJ 프렐러 사장이 직접 김하성을 선택했고, 4년에 무려 28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의 타격은 마이너리그 행이다. 하지만 내려보낼 수가 없다. 프렐러의 안목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KBO리그에서의 기록이 MLB에서 인정받으며 고액 연봉을 받은 덕분이다.
야구란 종목은 묘해서 기회를 주면 시간이 걸릴 뿐 제 기량을 찾게 된다. 하지만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는 게 어렵다.
현재 좌완 3총사의 경우 구속은 거의 비슷하다. 포심패스트볼이 90마일대(145km)다. 구력과 제구, 위기괸리능력에서 류현진이 앞선다. 이미 검증도 돼 있다. 김광현은 스스로도 말했듯이 지난해 단축일정에서 기대 이상의 투구로 초반에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올해가 진정한 시험대다.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판단하기 이르다. 험난한 길을 택한 양현종은 팀이 준 기회를 잘 살렸다. 하지만 팀은 선발 로테이션을 흔들지 않고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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