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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양의지 17년 만에 포수 홈런왕 될까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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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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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박경완 이후 17년 만에 포수 홈런왕을 노리고 있는 NC 양의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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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는 호세 피렐라(삼성)와 애런 알테어(NC)가 돋보였다. 각각 9개씩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외국인 타자 잔치인가 싶었다. 2020시즌 홈런 부문 1, 2위는 로하스(KT·47개)와 라모스(LG·38개)였다. 토종 1위는 나성범(NC)으로 34개.

5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집요한 바깥쪽 공략과 위협적인 몸 쪽 공으로 두 외국인 홈런타자들이 주춤거렸다. 5월 피렐라와 알테어는 각각 4개씩 홈런을 때렸다. 그 사이 최정(SSG)과 양의지(34·NC)가 7개 아치를 그리며 이들의 뒤를 추격했다.

6월 알테어는 1개의 홈런포 밖에 가동하지 못했다. 피렐라는 3방. 반면 양의지와 최정은 꾸준히 홈런을 생산했다. 양의지 5개, 최정 4개. 그 결과 21일 현재 양의지와 최정, 피렐라가 16개로 공동 선두다.

눈길을 끄는 선수는 양의지다. 그의 포지션이 포수이기 때문이다. 역대 포수 홈런왕은 이만수와 박경완 둘 뿐이다. 이만수가 1983년부터 내리 3년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경완은 2000년과 2004년 두 차례 왕관을 거머쥐었다.

포수라는 위치는 체력 부담으로 인해 많은 경기 출전이 어렵다. 타격에 전념하다 보면 왕왕 투수 리드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포수 홈런왕이 나오기 힘든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의지는 2014년 이후 8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해오고 있다. 투수리드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홈런 4위(33개) 2019년 10위(20개)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양의지는 19일 키움의 외국인 투수 브리검을 상대로 2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12일 이후 7경기서 5개의 홈런포를 가동 중이다.

브리검은 1회 1사 1,2루 볼카운트 2-1에서 양의지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 직구 타이밍이지만 볼넷을 각오하고 변화구로 승부했다. 양의지는 이 공을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4회엔 선두타자로 나온 양의지에게 5개 연속 빠른 공을 던지다 또 홈런을 허용했다. 마운드의 브리검은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된다는 낙담한 표정이었다. 이 두 방으로 양의지는 홈런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타점 1위(59개·2위 피렐라 55개) 타율 3위(0.345· 1위 KT 강백호 0.398)에 올라 있다. 레전드 포수 이만수(1984년)에 이어 포수 타격 3관왕도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경쟁자들 역시 만만치 않다.

통산 3번째 홈런왕에 도전하는 최정은 기복 없이 홈런포를 작동하고 있다. 5월 양의지와 함께 7개 홈런을 생산한 최정은 6월에도 4개를 터트렸다. 최근 7경기서 3개로 물오른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최정은 홈런왕 경험과 몰아치기 능력을 갖추어 위협적이다.

공동 선두 그룹을 1개 차로 바짝 뒤쫓고 있는 김재환(두산) 로맥(SSG)도 단숨에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녔다. 잠실 홈구장을 쓰고 있는 김재환은 2018년 홈런왕(44개)이다.

양의지는 2019년 잠실에서 창원으로 홈구장을 옮겼다. 첫 해 20개로 커리어하이(23개)보다 줄었지만 지난 해 33개로 대폭 늘렸다. 올 해는 홈런왕을 노릴 만큼 포의 사거리가 길어졌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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