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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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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유망주] (17) 복싱 오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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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삼수 끝에 도쿄행 "올림픽 금메달 목표로 운동해왔다"

연합뉴스

훈련하는 복싱 오연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오연지(31·울산광역시청)가 그토록 갈망하던 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여자복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한국 선수 중에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오연지는 지난해 3월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임애지(22·한국체대)에 이어 두 번째로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남자부 선수들이 전원 탈락한 가운데 여자복싱 라이트급의 오연지, 페더급의 임애지 2명만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만으로도 오연지는 한국 여자복싱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됐지만, 여기에 만족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까지 올림픽 금메달을 운동해왔다는 오연지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오연지는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이다.

오연지는 2019까지 전국체전 9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전국체전이 무산됐다.

2011년 전국체전에 여자복싱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그 누구도 오연지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내에서 적수가 없음에도 오연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하며 출전이 무산됐다.

당시 오연지의 소속팀이었던 인천시청의 김태규 코치는 울분을 참지 못해 링에 올라가 항의하다 징계를 받았다.

김원찬 인천시청 감독 역시 김 코치와의 연대책임을 이유로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오연지는 이로 인해 한동안 방황했지만, 실력이 부족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더 열심히 훈련했다.

연합뉴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태극기 세리머니하는 오연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여자복싱이 아시아선수권에서 따낸 금메달 2개가 모두 오연지의 주먹에서 나왔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아시아 무대를 평정한 오연지는 그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연지는 지난해 3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결승전까지 포함해 4경기 모두 5-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퍼펙트 금메달을 달성했다.

"스텝을 이용해서 펀치를 넣고, 상대 공격을 따돌리는 것은 자신이 있다"는 오연지는 이제 노련함까지 더해져 어떤 상대를 만나도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간다.

한국 여자복싱 역사에서 무수히 많은 '최초' 기록을 써 내려온 오연지에게도 올림픽 무대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오연지는 런던올림픽 땐 국내 선발전에서 미끄러졌고, 리우올림픽 지역 예선에선 편파 판정의 희생양이 돼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삼수 끝에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오연지는 "전부터 올림픽 우승을 목표로 운동을 해왔다. 도쿄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인생 최고의 순간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연지 곁에는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캐나다 여자복싱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1월 한국 복싱 대표팀 첫 외국인 여성 지도자로 가세한 아리안 포틴(37)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한순철 코치는 "오연지가 포틴 코치와 함께 훈련하면서 테크닉과 스피드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 여름부터 국제대회가 모두 취소되면서 실전 경험을 많이 쌓지 못한 게 아쉽지만, 워낙 경험이 풍부한 선수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복싱인들은 입을 모은다.

아시아 최강인 오연지가 이제 세계 최강을 향해 나아간다.

연합뉴스

아리안 포틴 코치와 훈련하는 오연지
[대한복싱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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