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대피 시한 연장방안 논의한 듯
양측 모두 '외교통'…"CIA에 붙잡혔던 수감자가 이젠 회담상대"
탈레반 실질적 지도자로 평가되는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이 탈레반 실질적 지도자로 평가되는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비밀회담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번스 국장과 바라다르가 전날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비밀리에 회담했다고 전하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양측의 최고위급이 대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선 아프간에서 미국인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는 시한을 이달 31일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WP는 추측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물론 영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에서도 대피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탈레반 수하일 샤힌 대변인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31일이 '레드라인'이라고 못 박았다.
번스 국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부장관을 지내는 등 33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WP는 "가장 노련한 외교관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바라다르는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이자 실질적 지도자로, '탈레반의 외교통'으로도 꼽힌다.
바라다르는 지난해 9월부터 도하에 머물며 탈레반 대표단을 이끌고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평화협상을 하면서 서방에도 알려졌다.
WP는 바라다르가 11년 전 CIA와 파키스탄 대테러부대 합동작전으로 붙잡혀 2018년까지 8년간 감옥에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그가 CIA 국장을 상대하게 된 것을 두고 "일말의 아이러니가 있다"라고 짚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jylee2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