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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두산 베어스가 2015년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7경기를 치러 5승 2패다. 포스트시즌(PS) 일정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PO)가 3전2선승제로 변경된 것은 경험 풍부한 두산에게 승운으로 작용했다.
두산은 WC에서 PO까지 이른바 벼랑 승부인 ‘일리미네이션 게임(Elimination Game)’을 2차례 밖에 치르지 않았다. 카움과 WC 2차전, LG와 준PO 3차전인데, 모두 승리해 KS까지 진출했다.
스포츠에서 PS강팀의 기준 가운데 하나가 일리미네이션 게임에서의 승패다. 여기선 패가 곧 탈락을 뜻한다. 지난해 LA 다저스가 애틀랜타에 1승3패로 벼랑에 몰렸을 때 나머지 3경기가 그렇다. 다저스는 일리미네이션 상황에서 모두 이겨 대망의 월드시리즈(WS)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번 PS결과는 두산이 강한 것인지 상대가 무기력한 것인지 다소 헷갈린다. 결과적으로 두산이 강해서 이긴 것이겠지만 키움, LG, 삼성은 일리미네이션 상황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지레 겁을 먹었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다. 스코어가 말해준다. 16-8, 10-3, 11-3으로 3경기의 득실점 차에서 두산은 +23이다.
키움은 WC 2차전이 모두 일리미네이션 게임이었다. 1차전은 7-4로 이겼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16-8로 허무하게 졌다. 초반에 승부가 갈렸다. 4회까지 두산이 9-1로 앞섰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승1패로 떨어졌다.
홈필드의 LG는 1승1패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3차전에서 10-3으로 졌다. 한 번도 경기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선취점을 내주고 5회에 대거 6실점하며 백기를 들었다. 류지현 감독은 벼랑에 몰렸던 2차전을 이겨 일리미네이션 전적은 1승1패다.
삼성도 PO2차전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두산은 1승의 여유가 있었고, 삼성은 패하면 탈락이었다. 삼성은 선취점은 물론이고 4회까지 9실점했다. 최종 스코어 11-3. 허삼영 감독의 일리미네이션 1패다.
일리미네이션 게임에 몰리면 선취점을 뽑지 않으면 거의 진다. 최소 3점 차 이상의 리드를 잡아야 승산이 있는 게 일리미네이션 게임이다. 심리적으로 벼랑에 몰리는 터라 선취점을 빼앗기면 “졌구나” 느끼며 멘탈이 급격히 무너진다. 집중력은 떨어지고 엉뚱한 실책이 속출한다. 삼성은 잔루 13개였다. LG의 실책은 2개였다.
키움, LG, 삼성은 일리미네이션 게임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을 리더 부재가 도드라졌다. 두산의 베테랑 김태형 감독에게 한 수 접혔고, 마운드에는 스토퍼가 없었고, 야수의 클러치능력도 기대 이하였다.
야구에서 패하는 경기는 모든게 반대다. 감독이 단추를 누르는대로 오작동된다. 이기는 팀은 모든 요소가 순기능으로 발휘된다. 김태형 감독은 단추를 누르는대로 그의 의도와 맞아 떨어졌다. KS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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