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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만 할 수 있도록…" 논란에 고개숙인 '동생' 지켜본 '형' [오!쎈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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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대한항공 선수단. /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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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 홍지수 기자] 프로 생활을 시작한 시즌은 같지만, 그래도 5살 많은 형은 사생활 논란으로 고개를 숙인 동생을 보며 짧고 굵은 말 한마디 꺼냈다.

대한항공은 4일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9, 25-22, 25-19)으로 이겼다. 1라운드 3-1, 2라운드 3-0 승리에 이어 이번 시즌 우리카드전 3연승 중이다.

정지석(26)이 이날 16득점(공격 성공률 61.11%)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지석 선수가 다시 코트로 돌아와 기쁘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한 팀으로 뭉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잘 했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이날 정지석은 개인 활약, 팀 승리를 떠나 활짝 웃을 수 없는 날이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 주인공 정지석은 지난 9월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데이트 폭력 및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이후 고소인이 합의서와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고, 검찰은 11월 17일 폭행 혐의에 기소 유예 처분을 내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정지석에게 제재금 500만 원을 부과했고, 구단은 2라운드 잔여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자체 징계를 내렸다. 3라운드 첫 경기에 맞춰 정지석이 선발로 출장했다.

경기 전후로 정지석은 팬들과 동료들, 관계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배구를 처음 했을 때, 데뷔했을 때가 생각나더라. 복귀를 했어야 했는지 생각도 했지만 배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죄송하다”면서 “구단 이미지,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전역 후 두 번째 경기를 치르고 승리 수훈 선수로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규민(31)은 그런 정지석의 얘기를 계속 조용히 들었다. 그런 그에게 정지석 관련 질문이 갔다. ‘따로 한 얘기는 없는가’였다.

김규민은 “특별히 한 얘기는 없다”면서 “(정)지석이가 앞으로 다른 생각 안 하고 배구만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이끌어주겠다. 잘 ‘케어’해보겠다. 배구만 할 수 있도록”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김규민은 정지석의 머리를 살짝 치면서 함께 걸어갔다.

프로 첫 유니폼은 달랐지만, 두 선수 모두 2013-2014시즌에 데뷔해 적지 않은 시간 코트를 밟았다. 5살 많은 ‘형’ 김규민은 인생 선배로서 ‘동생’ 정지석이 배구 선수로,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knightji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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