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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징계 결정 보류"…기업은행·조송화 법적 다툼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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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지는 당연한 수순…귀책 사유 놓고 소송전 가능성 커져

연합뉴스

상벌위원회 출석하는 '무단이탈' 조송화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무단이탈'로 논란을 부른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세터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10 [공동취재]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배구연맹(KOVO)이 '팀 이탈 논란'을 벌인 조송화(28·IBK기업은행)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했으나 징계 결정을 '보류'했다.

구단과 선수 개인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KOVO가 징계할 수 없다는 의미다.

KOVO는 1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KOVO 사무국에서 '조송화 상벌위원회'를 열고 3시간 가까이 논의했지만, 귀책 사유를 구단과 선수 중 어디에 두어야 할지 결론 내리지 못했다.

KOVO는 "'선수 의무 이행'을 중심으로 심도 있게 논의했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의 소명 내용에 엇갈리는 부분이 많고, 수사권이 없는 상벌위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징계 결정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사실관계가 파악되면, 필요에 따라 다시 상벌위를 소집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기업은행과 조송화 둘 사이에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업은행은 두 차례 팀을 이탈한 조송화를 'KOVO 상벌위'에 회부하긴 했지만, 원하는 답은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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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벌위원회 출석하는 '무단이탈' 조송화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무단이탈'로 논란을 부른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세터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10 [공동취재] kane@yna.co.kr



변호사 두 명과 상벌위에 참석한 조송화는 "무단이탈이 아닌 부상에 따른 휴식이었다"라고 주장하며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은행은 "조송화 선수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맞서며 "(계약해지 등) 구단도 다음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KOVO 상벌위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기업은행과 조송화의 다툼도 불가피해졌다.

"뛰고 싶다"는 조송화와 "우리 팀에선 뛸 수 없다"는 기업은행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조송화를 자유신분선수로 공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계약 해지의 귀책 사유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잔여 연봉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KOVO 상벌위는 귀책 사유가 어디에 있는지 결정하지 못했다.

기업은행과 조송화는 법적 다툼을 통해 '귀책 사유'를 가릴 가능성이 크다.

프로배구 선수 계약서 23조 '계약의 해지' 조항은 '구단의 귀책 사유로 본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는 잔여 연봉 전액을 지급하고, 선수의 귀책 사유로 본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 해지일 전 최종 연봉 지급일 다음 날부터 계약 해지일까지의 일수에 연봉의 365분의 1을 곱한 금액만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조송화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기업은행과 3년 계약을 했다.

'귀책 사유'를 구단에서 찾으면 기업은행은 '실제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조송화에게 2021-2022시즌 잔여 연봉과 2022-2023시즌 연봉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조송화의 무단이탈을 계약 해지 사유로 본다면 조송화는 잔여 연봉을 받지 못한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종목의 프로 구단이 '임의해지'를 징계 수단으로 썼다.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되면 구단은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구단이 임의해지를 해제하기 전까지, 선수는 다른 팀과 계약할 수도 없다.

임의해지 절차도 비교적 단순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 선수 권익 신장을 목표로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고, KOVO가 권고를 받아들여 9월 16일 임의해지 규정(제52조)을 개정하면서 구단이 임의해지를 징계의 수단으로 쓰는 게 불가능해졌다.

KOVO 관계자는 "우리 연맹은 선수 권익을 위해 도입한 표준 계약서 내용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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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벌위원회 출석하는 IBK기업은행 조송화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무단이탈'로 논란을 부른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세터 조송화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1.12.10 kane@yna.co.kr



이번 기업은행 사태로, 명확한 사례까지 생겼다.

기업은행은 11월 22일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송화를 임의해지 하기로 했다"고 공지하며 KOVO에 '조송화 임의해지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KOVO는 "선수가 서면으로 신청한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공문을 반려했다.

조송화는 처음부터 임의해지 할 생각이 없었고, 신청서 작성을 거부했다.

조송화는 상벌위에 직접 참석해 "무단이탈한 적이 없으며, 선수로 뛰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업은행과 조송화는 첨예하게 대립했고, KOVO 상벌위는 판단을 유보했다.

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조송화 선수와 함께 가지 않는다"며 "법적 절차에 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이 3억원이 넘는 잔여 연봉을 모두 내주고 조송화와 결별하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구단과 선수의 법적 다툼은 불가피하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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