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이슈 스포츠계 샛별·유망주 소식

‘샛별’ 페르스타펀, ‘황제’ 해밀턴에 대역전극…F1 챔피언 먹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 대회 F1(포뮬러원) 올 시즌 챔피언이 최종 라운드 마지막 바퀴에서 결정됐다.

조선일보

레드불의 막스 페르스타펀(24·네덜란드)가 12일(현지시각) F1(포뮬러원)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승리하며 첫 시즌 챔피언을 확정한 후 네덜란드 국기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레드불 소속의 ‘샛별’ 막스 페르스타펀(24·네덜란드)이 12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2021 F1 22라운드 아부다비 그랑프리 마지막 바퀴에서 메르세데스의 ‘디펜딩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36·영국)을 제치고 1시간30분17초34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21라운드까지 올 시즌 랭킹 포인트 369.5점으로 해밀턴과 동률이었던 페르스타펀은 최종전에서 26점을 따내며 395.5점을 확보, 해밀턴(387.5점)에 8점 차로 앞서 자신의 첫 시즌 챔피언을 달성했다.

페르스타펀은 만 24세 73일로 2010년 제바스티안 페텔(독일·23세 133일), 2008년 해밀턴(23세 300일), 2005년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24세 57일)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어린 시즌 챔피언이 됐다. 또 네덜란드인으로는 처음으로 F1 시즌 챔피언이 됐다.

조선일보

레드불의 막스 페르스타펀이 12일(현지시각) F1(포뮬러원)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시즌 첫 챔피언에 오른 후 팀 동료드과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해밀턴은 시즌 막판 19~21라운드 3연승으로 페르스타펀을 따라잡았지만 최종전 마지막 바퀴에서 페르스타펀에게 선두를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황제’ 미하엘 슈마허(52·독일) 이후 F1 최고 선수로 꼽히는 해밀턴은 통산 그랑프리 우승, 폴포지션(예선 1위로 결선 맨 앞에서 출발) 각각 103회로 슈마허(그랑프리 우승 91회, 폴포지션 68회)를 넘어 F1 역대 1위를 달린다. 남은 건 슈마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대 최다 시즌 우승(7회) 기록을 넘어서는 것인데 페르스타펀에 막혔다. 해밀턴은 올 시즌을 3위로 마친 발테리 보타스(32·핀란드·226점)와 함께 소속팀 메르세데스의 8연패(連覇)를 이룬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폴포지션을 차지한 건 페르스타펀이었다. 하지만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 두 번째로 출발한 해밀턴이 레이스 시작과 동시에 곧바로 페르스타펀을 따라잡고 선두로 나섰다. 해밀턴은 첫번째 바퀴에서 자신을 추월하려던 페르스타펀과 부딪혀 트랙을 잠깐 벗어나기도 했지만 다시 앞서 나가며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5바퀴를 남기고 사고가 발생했고, 경기장 내 잔해를 치우고 정비를 하는 동안 세이프티카(Safety Car)가 등장했다. 모든 머신들은 세이프티카 뒤에 나란히 서서 저속 주행을 해야 하고, 추월도 할 수 없다.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없었던 해밀턴은 선두를 지키기 위해 계속 달렸고, 페르스타펀은 그 사이에 타이어까지 교체하고 나섰다. 선두 해밀턴과 다시 트랙에 들어선 페르스타펀 사이엔 이들보다 한 바퀴 뒤처진 5대의 머신이 있었다. 레이스 감독관은 이 5대의 머신을 세이프티카 앞으로 지나가도록 하면서 페르스타펀은 해밀턴 바로 뒤에 붙었다. 마지막 바퀴에 레이스가 재개됐고, 새 타이어를 장착한 페르스타펀은 코너에서 인코스를 과감하게 공략해 해밀턴을 추월한 후 그대로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메르세데스는 “경기 감독관이 규정을 잘못 적용했고 페르스타펀이 세이프티카 뒤에서 해밀턴을 추월하려고 했다”며 항의했다. 경기 감독관이 한바퀴 처진 머신들이 더 있는데도 해밀턴과 페르스타펀 사이에 있는 머신만 앞으로 보냈고, 이들 머신이 선두 차량을 지나간 후 다음 바퀴에서 경기를 재개해야 한다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F1은 경기 감독관에 레이스를 운영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는 스포츠 중재 절차 등을 이용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페르스타펀은 우승 확정 후 “믿기지 않는다. 레이스 내내 싸웠고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며 “마지막 바퀴 내내 다리에 쥐가 났다. 미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이 존경하는 해밀턴을 상대로 우승해 매우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올 시즌 해밀턴과 함께 매 라운드마다 한계까지 밀어붙이면서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페르스타펀과 레드불의 우승을 크게 축하한다”며 “올 시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내년에 또 보자”고 말했다.

[송원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