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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불] 신동훈 기자= 김호남은 자신이 생각하는 축구와 팬에 대한 진심, 그리고 독서의 중요성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김호남은 베테랑 공격 자원이다. 2010년 일본 J리그 사간 도스에 프로 데뷔를 한 그는 2011시즌을 앞두고 광주FC에 입단하며 K리그 무대에 발을 들였다. 입단 초기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는데 2013시즌부터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으며 맹위를 떨쳤다. 3시즌 동안 94경기(승강 플레이오프 포함)를 뛰었고 23골 12도움을 터트리며 '호남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광주 승격에도 도움을 준 김호남은 2016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로 떠났다. 제주에서도 31경기 8골 3도움이란 성과를 냈다.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입대 후에도 기량을 유지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를 포함해 55경기를 소화했고 9골 3도움을 올렸다. 제주 복귀 후에도 입지를 구축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출전 경기 수에서 알 수 있듯이 김호남은 철인에 가까웠다. 2013시즌부터 상주에서의 군 생활까지 매 시즌 리그 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2018시즌엔 상주에서 제대를 하고 돌아왔는데도 제주에서 12경기를 뛸 정도로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2019시즌 중도에 트레이드로 인천 유나이티드 갔을 때도 김호남은 많은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근엔 리그 20경기 이상 소화하는 걸 보기 어려웠다. 한 팀에 일정 기간 머무는 것도 사라졌다. 2019년부터 4년간 팀만 4번을 바꿨다. 파란만장한 시기를 보내고 김호남은 부천FC1995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펴기 위해 열심히 동계훈련 중에 있다. '인터풋볼'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력에 대해 회상하며 앞으로 이어갈 선수 생활 각오도 다졌다.
[이하 김호남 선수와의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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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호남'하면은 철강왕 이미지가 강렬했다. 그런데 최근 부상이 유독 많아졌다고 느낀다. 원인이 있을까.
"오른쪽 무릎 뿌리 연골을 다친 후 몸이 많이 안 좋아졌다. 허리디스크도 원인이었다. 한 군데를 다치니 연쇄적으로 여러 군데에서 부상이 발생했다. 몸 관리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선수였는데 갑자기 부상을 많이 입어 힘들었다. 이 마저도 제 불찰이다."
"축구선수에게 부상은 따라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인지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하고 힘들어하더라.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Q. 부상을 걱정하는 팬들이 많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2020년 인천에 있을 때 허리디스크 부상을 당했다. 경기에 조금 나온 것도 허리가 계속 안 좋았던 게 이유였다. 주사를 15번 정도 맞다 보니 괜찮아졌고 새 도전을 위해 수원FC에 입단했다. 그런데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고 다시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했는데 허리디스크가 다시 터졌다. 2달 정도 회복하니 시즌이 끝났다"
Q. 2021시즌은 어느 때보다 아쉬웠을 것 같다.
"그렇다. 김기동 감독님도 항상 아쉬움을 표하셨다. '몸이 좋았을 때 포항에 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Q.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다. 광주, 제주를 거치며 '호남두'라는 별명이 붙었다. 군 생활을 보냈던 상주 때도 정말 잘했다. 마음에 드는지.
"남기일 감독이 지어주신 걸로 안다. 이름도 그렇고 자란 곳도 호남이어서 호남두라고 불리게 된 것 같다. 쑥스럽기는 한데 영광이다. 운동선수로서 특정 별명이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이름도 그렇지만 프로로서 나름의 성과가 있어서 붙은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그냥 즐기고 있다."
Q. 개인적인 생각으로 전성기는 광주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팬들은 인천 때 김호남을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감정이 남다를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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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온 지 6달 만에 갑자기 주장 완장을 달고 무고사 다음으로 유니폼이 많이 팔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런 일을 겪으며 왜 인천 팬들이 날 이렇게 지지하지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아무래도 제주에서 예상치 못한 트레이드 속 인천에 왔다. 위로와 응원을 함께 보내다 보니 더 열렬히 날 생각해준 것 같다."
"아내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감사함이라고 말했다. 인천 팬들에게 잘 보이려고 한 적이 없다. 그런 생각조차 안 했다. 그저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었다. 정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축구를 잘하든 못하든 더 좋게 봐준 듯하다."
"인천 팬들처럼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응원을 해주는 건 정말 큰 힘이다. 한국축구를 지탱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축구선수 본질은 팬에게 있다. 월급은 구단이 주지만 실제적으로 프로축구를 소비하고 먹여 살리는 건 팬이다. 인천 팬들을 포함해 모든 팬들이 선수들에게 소중하다. 어느 상황이 됐든 팬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고 강조하는 사람이다."
Q. 전성기를 거쳐 아쉬웠던 부상 시기를 지나 이제 부천에 왔다. 입단 배경이 궁금하다.
"집이 인천 송도다. 포항에 가면서 가족이랑 떨어져 있으면서 힘들었다. 소중함을 제대로 느꼈다. 아내가 쌍둥이 육아를 해서 더 마음이 그랬다. 집과 부천은 가깝다. 제주에 있을 때 한솥밥을 먹었던 김지운 코치님이 연락을 해서 제안을 건넸다. 팀이 날 얼마나 원하는지 설명했고 어떤 역할을 주문할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줬다. 이영민 감독님은 잘 모르지만 이렇게 날 생각하는 팀이라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부천으로 왔다."
Q. 최근 뛴 경기 수가 많지 않고 출전하더라도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부천 겨울 전지훈련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다.
"가장 빨리 가는 게 가장 늦게 가는 것이란 말이 있다. 이전에 날 생각하면 빨리 가려고 하다가 탈이 나서 돌아갔는데 남들보다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 2년 동안 많이 못 뛴 건 명백한 사실이다. 받아들이고 부상을 당하지 않는 걸 목표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부천엔 나만큼 기회가 부족했던 선수가 가득하다. 연습 경기를 많이 잡고 최대한 실전 감각을 올리려 하고 있다."
"1경기도 빠지지 않고 많이 뛰어 감각을 찾는 게 우선 목표다. 포항을 떠날 때 (임)상협이형이 새해 인사로 "우리 같은 선수들은 해온 게 있어. 뛰면 무조건 살아난다"는 감동적 문구를 보냈다. 상협이 형도 수원 삼성에서 포항으로 올 때 부상 기간이 길어 몸 상태 때문에 부담이 컸다. 이후 노력해 포항에서 최고 시즌을 보냈다. 형의 말처럼 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고 생각한다. 그 말을 믿고 급하지 않게 천천히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시즌은 길다. 개막전 100%는 아니겠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올라올 것이라 확신한다. 중장기적으로 목표를 잡고 몸을 만들어 진짜 나로 돌아가고 싶다."
Q. 부천에서 호남두 모습 기대해도 좋을까.
"부상만 안 당하면 자신은 있다. 사실 자신이 없으면 프로로서 자격이 없다. 기본적으로 자신감은 차 있는 상황이다."
Q. 부천에 와서 느낀 점이 따로 있나.
"모두들 되게 열심히 하고 있다. 경력을 되돌아보면 시민구단에 많이 있었다. 기업구단보다 스쿼드가 약한 건 사실이지만 축구에 대한 결핍, 열망은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게 중요하다.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난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 중이다."
"부천에 부족한 게 당연히 존재할 수 있는데 그걸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맹자 말에 보면 사람은 불안에 살고 안락함에 죽는다고 하더라. 프로 무대에 딱 어울리는 문구다. 방심하고 안주하면 도태된다. 그렇지 않기 위해 모두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동료들도 부천도 더 성장할 것이다."
Q. 부천엔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다. 고참 선수인데 어린 선수들과 생활하는데 어려움은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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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다 보면 순환적으로 소통을 하는 게 아니라 일방 통행이 된다. 그래서 질문을 많이 하려 한다. 아침 식사 때 20살 차이 나는 친구랑 밥을 먹었는데 '날 보면 형 같아, 삼촌 같아?'라고 질문을 했다. 형이란 말이 안 나온다고 답했다. 지금 눈썹과 볼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큰 것 같다."
Q.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이 클 것 같다.
"애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조언하는 건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시간 약속, 선수단 규칙 준수 등을 고참들부터 지켜야 한다. 프로를 거치며 (오)범석이형, (박)주호형, (양)동현이형, (김)광석이형, (송)진형이형, (권)순형이형처럼 좋은 선배들을 많이 보며 자랐다. 그분들은 축구적 영감과 더불어 그냥 행동 자체가 내게 조언이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한다. 주장 (조)수철이랑 (김)호준이형, (한)지호형과 한마음이 되여 모범이 되면 아래 친구들한테도 긍정적인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여긴다. 따로 이야기는 없었지만 모두 좋은 선수들이라 다 그렇게 느끼고 행동을 하는 것이 보인다."
Q. 어린 선수들 중 자신과 잘 맞는 혹은 '이 선수는 눈여겨보는 게 좋겠다'고 말할 만한 선수가 있나.
"안재준이다. 공격수인데 정말 눈에 띈다. 연습 2경기를 하면서 짧게 호흡을 맞췄는데 훌륭한 기량을 가졌다. 저돌적이고 등지는 플레이를 할 줄 안다. 뒷공간을 파고드는데도 능하다. 슈퍼루키라고 할 수 있다. 띠동갑이긴 한데 잘 발을 맞춰볼 예정이다."
Q. 다소 뜬금없는 질문인데 답변을 보니 책을 정말 많이 읽는 것 같다.
"그렇다. 지금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는 공부는 절대 안 시키고 운동만 가르쳤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책을 옆에 두고 살았다. 읽기 쉬운 소설부터 시작해 역사, 경제 관련 책을 읽고 인문학까지 파고들었다. 최근엔 국부론이란 책을 보고 있다. 책을 읽을 때 공책에 적으면서 본다. 지금까지 적은 것만 10권이 넘는다. 요새 기술이 좋아진 걸 모르고 살아서 내 스스로 원시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버 노트라는 좋은 어플이 있더라. 문명을 좀 알고 살 필요성을 느꼈다."
Q. 독서를 선수들에게 추천을 하는지 궁금하다.
"무조건이다. 요즘 세상은 정보가 정말 많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다. 책은 저렴한 가격으로 그 저자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엄청난 경험이다. 큰 자산을 얻을 기회이기도 하다. 인터뷰나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할 때도 책을 읽으면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거창하고 어려운 책이 아니더라도 차근차근 읽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Q. 다시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 외 부천에서 개인 목표가 있을텐데.
"공격 포인트 10개를 넘은 적은 있는데 골은 10득점 이상한 적이 없다. 부상 없이 몸을 만들고 30경기 이상 소화하면 10득점 가능할 것 같다. 전성기 때 3경기에 1골 정도를 넣었기 때문이다. 연쇄적인 작용이다. 부상이 없어야 하고 그럼 30경기를 뛸 수 있고, 이어가면 10골 이상 도전할 수 있다."
"그 속에서 도움을 5개 이상 올리면 최고일 듯하다. 이영민 감독님은 목표 순위가 5위라고 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셨는데 득점을 늘리는 걸 강조했다. 나와 더불어 다른 공격진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경기에서 100%를 다한다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걸어온 길에 어긋나지 않게 시즌을 치르는 것도 목표다."
Q. 끝으로 부천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부천 팬들의 축구에 대한 사랑은 누구나 안다. 그래서 굳이 '부천 축구를 사랑해주세요'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부천 팬들의 열정을 받아서 팬심에 맞는 축구를 하겠다. 부상에 대한 염려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라운드에서 날 증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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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천FC1995,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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