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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부산] 신동훈 기자= 임창우는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진지해졌다.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넬 때 이제 정말 베테랑이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창우 하면 가장 떠오르는 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북한을 상대로 극장골을 넣는 장면일 것이다. 임창우 골로 대한민국은 금메달을 따냈다. 울산 현대,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며 잠재력을 보인 임창우는 아시안게임 활약을 계기로 주가가 제대로 폭등했다. 2015시즌 대전 임대를 끝내고 울산에 돌아왔을 때도 주전 수비수로 뛰었다.
멀티성이 임창우 최대 장점이었다. 주 포지션은 우측 수비수지만 센터백, 미드필더도 뛸 수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훌륭하기에 풀백, 윙백 모두 소화 가능하다. 활용도가 높은 수비수인 셈. 이를 바탕으로 A대표팀에도 선발됐고 알 와흐다에서도 뛰었다. 알 와흐다에서 4년간 뛰다 지난 시즌 강원으로 왔다.
강원에서 임창우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30경기를 활약했다. 강원 팀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공수 관여도가 매우 높은 임창우는 돋보였다. 시즌 종료 후 그는 강원과 의리를 지키며 재계약을 맺었다.
앳된 외모를 보면 장난기가 많은 아직 어린 자원으로 볼 수 있으나 1992년생으로 베테랑이라고 볼 수 있다. 경험이 많은 멀티 자원인 그가 강원에 남은 건 영입과 다름없는 일이다. 임창우는 부산 깊숙한 곳에 위치한 숙소와 훈련장에서 시즌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임창우를 '인터풋볼'이 직접 찾아가 만나봤다.
[이하 임창우와의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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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시즌 강원을 회상해본다면?
"일단 작년은 팀에 악재가 많았다. 체력적으로는 괜찮았지만 심적 부담이 너무 컸다. 승강 플레이오프 때가 정말 힘들었다. 선수로서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 어떻게 극복할 지 판단이 안서 당황을 했다. 그래도 잔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신 그런 경험을 하지 않기 위해 동계훈련 때부터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Q. 팀은 어려웠지만 시즌 베스트 일레븐 수비수 부문 후보에 들었다. 강원 선수 중 유일했다. 멀티 자원으로 활약한 게 큰 것 같은데 유독 잘했던 이유가 있을까.
"강원에 들어오기 전부터 준비를 확실히 했다. 감독님이 믿고 신뢰해 많은 경기에 뛰게 해준 것도 힘이 됐다. 다른 수비수들이 내가 더 잘하도록 도와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는 팀적으로는 만족을 하지 못했으나 개인적으로 보면 오랜만에 경기를 나서는 것 치고는 준수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안주하지 않고 올해는 작년보다는 기복 없는 시즌을 보내겠다"
Q. 주 포지션은 우측 윙백이었지만 실제 경기장에선 다양한 역할이 맡았다. 힘들지는 않았나.
"경력 초반에 K리그에서 뛰었을 때 나이가 어렸다. 그때는 형들을 따라가고 어떻게 보면 묻어가는 입장이었다. 강원으로 오며 한국에 복귀했는데 내가 나이가 2번째로 많더라. 그래서 책임감이 확실히 생겼다. 나이가 들고 경험치가 쌓인 게 작용한 듯하다.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져 어떤 역할을 맡든 헌신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Q. 지난 시즌 직후 타팀 이적설이 있었는데 강원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중동에 돌아와서 팀이 없을 때 강원이 손을 내밀어줬다. 믿음을 주고 많이 내보내줘서 보답을 더 하고 싶어서 재계약을 했다. 재계약에 대한 후회는 없다. 강원이 더 높은 위치로 가기 위해서 헌신을 다할 생각이다."
Q. 활약이 워낙 뛰어나 벤투호가 풀백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주 거론됐다. 대표팀 승선 욕심이 어느 정도인가.
"대표팀은 선수라면 누구나 욕심이 있다. 벤투 감독님이 강원 경기를 많이 온 걸로 안다. '잘 보여야 지'는 생각보다는 꾸준히 내 강점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겠다. 뽑히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한 일은 아니다. 벤투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것에 부합하지 않았을 뿐이다. 한 마디로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딱히 아쉬운 부분은 없다. 대표팀 욕심은 여전하지만 우선순위는 강원이 높다."
Q. 대표팀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건 알 와흐다 이적 이후인 것 같다. 2014 아시안게임 북한전 골로 스타가 됐는데 중동 무대로 가며 대중들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주목도가 덜해져서 아쉽진 않았는지.
"중동에서 많이 배웠다. 선수로서, 한 명의 사람으로서 많은 경험을 얻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긍정적인 게 더 많았다. 상대를 하는 팀들 공격수가 대부분 몸값 높고 기량이 출중한 이들이었다. 수비수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나가면서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 다양한 나라에서 뛰어보면서 더욱 발전했다."
"축구선수로서 평소에 가보기 힘든 나라에서 수준 높은 타국 팀과 선수들을 맞대결로 펼친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경기 질도 굉장히 높았다. 내가 속한 팀에도 유럽에서 인정을 받았던 감독들(하비에르 아기레 등)이 많았다. 함께 하면서 좋은 부분들을 많이 보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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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즌을 마치고 최용수 감독 아래서 첫 동계훈련에 돌입했다. 같이 생활해보니 어떤 분인 것 같은지.
"FC서울을 지휘할 때 엄하다고 들었다. 처음 부임했을 때 긴장을 했다. 막상 보니 성격이 좋은 분이라고 느꼈다. 웃음도 많고 장난도 잘 친다. 다만 운동장 안에선 정말 진지하다. 선수들이 긴장감을 가져야할 때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알려줘서 집중력이 매우 높아졌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매우 긍정적이다. 팀에 좋은 영향력이 전파된 듯하다. 시즌 초반을 특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Q. 특별히 요구한 게 있었나?
"멀티성이 내 장점이다. 그래서 감독님도 그 부분을 강조했다. 팀이 상황이 힘들 때 다양한 포지션을 뛰며 도움을 줘야 한다. 당연히 제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입장이 오면 그럴 것이다. 일대일 대화도 나누면서 느꼈는데 팀을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하는지 고민이 크다고 느꼈다. 베테랑이기에 감독님을 도와줄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걸 다하고 싶다."
Q. 선수단 구성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을 하고 있나?
"작년엔 선수 변화가 많았다. 조직력 면에서 부족했던 것이 있었다. 올해는 이탈자가 많이 없다. 분명한 강점이다. 기존 틀이 확실히 있어 보강만 좀 더 잘된다면 작년보다 더 기대해도 될 것이다."
Q. 강원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영입됐다. 베테랑으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신인 선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더 당돌하고 저돌적으로 훈련에 임하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 사실 나도 신인 때도 그랬다. 훈련 때 숨어 다니고 나서지 못하고 그랬다."
"봤을 때 가진 기량, 잠재력이 출중한 선수들이라 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같다. 팬들이 기대해도 좋을 선수들인데 너무 주눅이 들어있다. 개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동계훈련은 감독님 눈에 들 중요한 시기다. 실수 한번 한다고 주눅 들고 그러면 선수들 개인에게 손해다. 더 뻔뻔하게 운동을 했으면 한다."
Q. 좋은 조언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팀적으로, 개인적으로 목표를 세웠을 때 각각 나눠서 말해달라.
"지난 시즌 입단 후 목표를 물어봤을 때 ACL 진출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결과가 많이 동떨어졌다. 이제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파이널A 진출을 목표로 잡고 그 다음은 이후에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베스트 일레븐 등극이다. 그렇기 위해선 팀 순위가 높아야 한다. 팀 성적만 좋다면 사실 베스트 일레븐을 안 받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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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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