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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스키점프 노멀힐 금' 고바야시 "내가 이번 올림픽 요괴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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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스키점프 남자 노멀힐에서 우승한 고바야시 료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일본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고바야시 료유(26)는 "내가 이번 대회의 마물(魔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한 마디가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7일 "고바야시가 개인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명언을 남겼다"고 전했다.

고바야시는 6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국립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스키점프 남자부 노멀힐 결선에서 합계 275.0점으로 우승했다.

경기 뒤 일본 취재진은 "이번 대회 마물은 어떻게 극복했는가"라고 물었고, 고바야시는 "내가 이번 대회의 마물인지도 모른다"고 웃었다.

마물은 마성을 가진 사물을 의미하는데, 한국어로는 요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스포츠계에는 '올림픽과 같은 큰 대회에는 선수를 괴롭히는 마물이 도사리고 있다'는 속설이 있다. 취재진이 유력한 메달 후보에게 자주 묻는 일종의 클리셰(진부한 표현)"라고 설명했다.

고바야시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노멀힐 7위, 라지힐 10위에 그쳤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고바야시는 베이징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스키 월드컵에서 총 26차례나 우승하며 '베이징 올림픽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일본 언론은 고바야시의 우승을 기대하면서도 '우승 후보에게 유독 잘 달라붙는 마물 징크스'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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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하며 시상대에 오르는 고바야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바야시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6일 우승을 확정한 뒤 "4년 전 평창에서 '나는 매우 부족한 선수'라는 걸 깨달았다"며 "이후 성장하고자 노력했고, 노력한 만큼 자신감을 얻었다. 나 자신을 믿었다"라고 말했다.

일본 취재진의 '마물' 관련 질문에도 '자신이 마물이 되어 불안감을 떨쳐냈다'는 의미를 담아 재치 있게 답했다.

닛칸스포츠는 고바야시가 자신감을 쌓은 과정이 담긴 일화도 공개했다.

이 신문은 "소속팀에서 고바야시에게 심리 치료의 일환으로 2018년 10월과 2019년 10월 총 두 차례 '미래 고바야시 인터넷 사전'에 오를만한 실적을 적게 했다"며 "201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이라고 썼던 고바야시는 2019년 '베이징 금메달'로 '미래 실적'을 수정했다. 그리고 자신이 예상한 대로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고바야시의 형 준시로, 누나 유카, 남동생 다쓰나오는 모두 스키점프 선수다.

고뱌야시 료유는 2018년 평창에 이어 올해 베이징에서도 형 준시로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형의 영향으로 스키점프를 시작한 고바야시 료유는 1972년 삿포로 대회 가사야 유키오 이후 50년 만에 올림픽 스키점프 남자부 노멀힐에서 우승하며 '일본 스키점프 영웅'이 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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