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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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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고교 휩쓸던 ‘괴물’서 韓빙속 대들보로 성장한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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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민석.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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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12년 전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모태범(33)과 이승훈(34) 이후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전성기를 달렸다. 모태범 은퇴 이후 침체기에 빠지기도 잠시 빙속 계보를 김민석(23)이 잇고 있다.

김민석은 8일(한국시간) 끝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1분 44초 2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동메달은 아시아 빙속 도전사에 또 다른 획이다. 평창과 베이징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2회 연속 1500m 메달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민석의 주 종목은 그만큼 힘들다. 스피드와 지구력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중장거리라는 점에서 선배 모태범(단거리)·이승훈(장거리)과 차별화된다. 타고난 신체적 이점이 없으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그동안 이 종목이 거구의 서양 선수들 전유물로 여겨졌던 배경이다.

김민석은 178cm, 70kg의 체구를 가졌다. 신체상으로는 190cm가 훌쩍 넘는 서양인들의 틈바구니에서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김민석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안양 평촌고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2016년 종별종합 스피드선수권에서는 500m부터 5000m까지 모든 종목을 넘나들며 남고부 4관왕을 휩쓸 만큼 대단한 유망주였다. 이때 한 말이 “이 기세를 평창까지 이어가겠다”였다.

당찬 김민석은 2017년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5위에 오르며 메달 기대주로 본격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워낙 다재다능했던 탓에 확실한 주 종목이 없었다. 고민 끝에 장거리 종목을 하겠다며 체중을 급격히 뺐다가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다시 체중을 불리고 평창올림픽에 출전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태릉 빙상장이 문을 닫아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기간 김민석은 체력과 근력 운동에 집중하며 중장거리에 이상적인 몸을 만들었다.

근육과 체력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완성형 중장거리 선수로 거듭난 것이다.

김민석은 동메달 획득 후 지난해 10월 하늘나라로 떠난 반려견을 떠올리면서 눈시울을 붉힌 마음이 따뜻한 남자이기도 하다. 김민석은 “모모(반려견 이름)가 응원해줘서 동메달을 딴 것 같다”며 “하늘에서 ‘왈왈’ 짖으면서 응원해줬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석은 아직 젊고 동메달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4년 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메달을 땄고 이번 대회에서는 갖고 싶었던 메달을 획득했다”며 “4년 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꼭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 네덜란드 벽을 못 넘은 건 아쉽지만 이런 아쉬움이 앞으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신의 메달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이 된 데 대해선 “첫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상상을 못 했다”며 “쇼트트랙에 (판정 문제 등) 불상사가 있었는데 나라도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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