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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왕따 주행 논란' 승소 김보름 "아팠던 평창 기억, 이제 보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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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사라지지 않겠지만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듯"

뉴스1

'왕따 주행' 논란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이 SNS에 심경을 밝혔다.(김보름 SNS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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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왕따 주행' 논란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강원도청)이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제 아픔을 뒤로하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김보름은 17일 개인 SNS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고개를 숙인 채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는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김보름과 노선영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팀추월에 함께 출전했다. 팀추월은 세 선수 중 마지막 선수가 결승선을 지날 때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데 당시 노선영이 처지면서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왕따 주행' 논란이 일어났고, 김보름은 질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대표팀 내에서 따돌림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김보름은 노선영의 허위 주장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그리고 앞선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황순현)는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던 점을 인정,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논란이 됐던 '왕따 주행'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보름은 "모두에게 지나간 일이겠지만 나는 아직도 그 시간 속에 머물러 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트라우마까지 생겨 아직도 약을 먹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후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이었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됐다"고 전했다.

나아가 "내가 겪었던 일들를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피해를 보는 후배 선수들이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위자료는 모두 기부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김보름은 "평창에서 비록 2%의 아쉬움이 남는 은메달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나는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이렇게 지나간 나의 평창올림픽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너무 아프지만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오는 19일 매스스타트에서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게 되었고 경기는 이틀 뒤로 다가왔다. 4년 전 기량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꼭!"이라고 다짐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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