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카이 페르베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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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카이 페르베이. 연합뉴스
메달 대신 매너를 선택한 선수가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의 카이 페르베이는 경쟁자의 레이스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18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페르베이는 로랑 뒤브뢰유(캐나다)와 마지막 조 경기에서 맞붙었다.
뒤브뢰유가 초반부터 빠른 스피드로 레이스를 주도한 가운데 페르베이 역시 600m 구간까지 메달권 진입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속도로 함께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두 선수는 마지막 크로스 체인지 구간에서 그만 동선이 겹치고 말았다. 페르베이가 속도를 계속 유지했다면 인코스로 진입하는 뒤브뢰유와 충돌한 가능성이 있었다. 이때 코스의 권한은 인코스로 들어오는 선수에게 있다.
그 순간 페르베이는 경기를 포기했다. 속도를 줄이고 앞서가는 뒤브뢰유를 뒤에서 지켜봤다.
토마스 크롤(네덜란드)이 1분07초9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가운데 뒤브뢰유는 1분08초32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페르베이는 1분14초17로 전체 출전선수 30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페르베이는 올림픽뉴스 서비스를 통해 "만약 내가 멈추지 않았다면 그와 충돌했을 것이다. 그의 올림픽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양보했다. 교차를 앞둔 순간 내 레이스는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페르베이는 고개를 숙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 경쟁을 내려놓고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선수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되브뢰유도 깜짝 놀랐다.
그는 "그에게 어떤 말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도 부족할 것"이라며 "진정한 프로 정신을 발휘했고 품격있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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