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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패럴림픽] 이정민 해설 "신의현, 러시아 빠진 기회 안 놓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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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8 평창 겨울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한 신의현 선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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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현이 형님이 러시아 톱랭커들이 빠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정민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 선수위원장(38)이 4년 전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쓴 '철인' 신의현(42·창성건설)의 메달을 확신했다.

4일 개막한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선수는 신의현이다. 그는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겨울 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포함해 2개의 메달(금1, 동1)을 따냈다. 평창 대회 이후 기량이 정체되긴 했지만, 과학적인 훈련과 타고난 근성으로 다시 한 번 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호재도 있다. 신의현의 올 시즌 바이애슬론 랭킹은 세계 9위,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세계 1위' 이반 골룹코프를 비롯한 강자들이다. 메달 가능성이 크게 올라갔다.

신의현은 오늘 오전 11시40분(한국시각) 장자커우국립바이애슬론센터에서 펼쳐질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좌식 6㎞에서 첫 메달에 도전한다. 해설을 맡은 이정민 위원장은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출전선수 리스트를 살펴봤는데 주행과 사격을 모두 잘하는 러시아 톱랭커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신의현의 주행 능력은 최상위권이다. 주행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설령 사격에서 한두 발 실수가 있다 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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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겨울 패럴림픽에 나선 신의현(왼쪽)과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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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사격에서 실수할 경우 단거리 경기는 1발당 100m 벌칙주로, 장거리는 1분씩 추가시간 페널티가 주어지는데, 추가시간 페널티는 만회가 어렵고, 중증장애 선수에게 유리하다. 그래서 장거리보다는 '짧고 굵은' 초싸움인 단거리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특유의 밀어붙이는 주행으로 압도한다면 사격 한두 발 미스는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위원장이 자신있게 예상한 건 신의현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열 살 때 길랭바레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았다. 발목 이하를 쓸 수 없게 됐지만 그는 미국에서 유학해 영국계 금융회사를 다녔다. 그러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고 조정선수의 길을 결심했다.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조정 은메달을 땄고, 2018년 평창 겨울패럴림픽에는 노르딕 스키로 출전했다.

이정민 위원장은 평창 대회 후 은퇴했다.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는 한편, 아시아 장애인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APC 선수위원장,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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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해설위원으로 나선 이정민 APC 선수위원장.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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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4일 베이징패럴림픽 개막식 생중계에도 참여했다. 차분하게 첫 방송을 마친 그는 5일부터 노르딕스키 경기 해설에 나선다. 이 위원장은 "올림픽 때 각 방송사의 해설을 돌려보며 장단점을 유심히 살펴봤다. 재미도 중요하지만 진중하고 차분하게 선수 출신다운 전문성 있고 생생한 해설을 하고 싶다. 울림 있고, 공감 되는 해설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이정민 위원장은 "러시아 상위랭커들의 불참 변수가 큰 자신감,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분명 메달권에 근접해 있다. 메달색 싸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의현이형님'은 주행에서 압도적이다. 바이애슬론 단거리,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이 위원장은 평창 때도 러시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엔 그때 상위 랭커였던 미국의 대니얼 크노센, 우크라이나의 타라스 라드 등의 경기력이 하향세라는 점을 짚었다. "러시아 선수들은 안 나오고, 4년 전 상위 랭커들은 기량이 떨어졌다. 평창 때부터 줄곧 함께해온 손성락 감독과도 합이 잘 맞는다. 무엇보다 신의현 특유의 강철 마인드라면 분명 기회를 잡을 것이다. '오늘 죽자'는 각오로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위원장은 "4년 전 평창에서 그랬듯이 3월, 많이 녹은 설질에 더 강하다. 눈이 녹게 되면 체력 소모가 크고 척수장애 등 중증장애인들이 더 빨리 지치게 된다. 신의현은 절단 장애이고, 무엇보다 강력한 체력, 근성을 지닌 '직진남'이다. 날씨와 컨디션이 돕는다면 2개 이상의 메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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