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별리그 2연패로 A조 3위…9일 B조 3위와 준결승 진출 놓고 대결
[패럴림픽] 투지 넘치는 정승환 |
(베이징=연합뉴스) 패럴림픽공동취재단 = 대한민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강원도청)은 8일 캐나다전을 앞두고 '깜짝 선물'을 받았다.
이날은 정승환의 외아들인 한서의 두 번째 생일이다. 주장 장종호(강원도청)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은 한민수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정승환의 아내 송현정 씨로부터 한서의 응원 영상을 전달받았다.
"아빠는 뭐 하는 사람이야?"라는 엄마의 질문에 한서는 "아빠, 아이스하키 하러 갔어. 파이팅!"이라는 깜찍한 응원을 보냈다.
아들의 힘찬 응원을 받은 정승환과 동료들은 '세계 2위' 캐나다를 상대로 혈투를 벌였다.
세계랭킹 4위인 한국은 이날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캐나다와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6으로 패했다.
한국은 캐나다와 35번을 맞붙어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캐나다는 2006년 토리노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2014년 소치 대회에선 동메달, 2018년 평창 대회에선 은메달을 획득한 강호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2피리어드까지 세 골만을 내주며 선방했고, 주저하지 않고 상대와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정승환(왼쪽)과 아들 한서군 |
상대의 질주가 시작될 때마다 2∼3명이 동시에 내달려 일사불란한 협력수비를 펼쳤다.
"포기하는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을 것"이라는 한 감독의 말대로였다.
골리 이재웅도 캐나다 슈팅 42개 중 36개를 틀어막는 투혼을 펼쳤다.
3피리어드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한 한국은 3점을 더 내줘 6점 차로 패했지만, 내용 면에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 감독은 "정말 잘했다. 잘해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2피리어드에서 우리가 캐나다보다 페이스오프를 더 많이 가져왔다. 가장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캐나다 등 강호들을 상대로 보디 체킹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재웅은 '미친 선방'을 보여줬다. 출국 전 부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캐나다전을 통해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미국(1-9패), 캐나다에 연패한 한국은 두 팀에 이어 A조 3위를 확정, 9일 B조 3위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겨뤄야 한다.
한 감독은 이날 3피리어드 8분을 남기고 골리를 교체하고 C조를 투입했는데, "경험과 체력 안배, 골리의 부상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럴림픽] '졌지만 잘 싸웠다' |
그러면서 "세계 최강 미국과 캐나다를 상대로 스코어를 떠나 좋은 경기를 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무엇보다 부상자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조별 예선의 성과를 꼽고는 "내일 B조 3위와 플레이오프에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평창 때 이루지 못한 결승 진출을 꼭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장종호는 "캐나다가 워낙 강팀이지만 정말 아쉽다. 1피리어드 파워 플레이 상황에서 우리가 한 골을 넣었으면 엎치락뒤치락했을 텐데 선제골을 못 넣은 것이 패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내일 플레이오프는 가장 중요한 경기다. B조 3위전에서 무조건 승리한 후 준결승, 결승까지 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승환도 "내일부터 다시 시작이다. 3위 팀이 누가 올라오든 무조건 이기고 준결승에 가겠다"며 "체력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아직 힘이 많이 남아 있다. 미국, 캐나다와 다시 붙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아들의 응원 영상을 보고 "울컥했다"는 그는 "한서야, 오늘 생일이라서 아빠가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주 아쉽다. 하지만 남은 경기는 꼭 이겨서 웃으면서 집에 돌아갈게. 사랑한다!"는 약속을 전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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