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동참 목소리 높아 5월 8일 최고 스타 알바레스와 일전 취소 위기
'하프 코리안' 드미트리 비볼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똥이 한국계 무패 복서 드미트리 비볼(32·러시아)에게 튀고 있다.
비볼은 5월 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프로복싱 미들급 최강자인 카넬로 알바레스(32·멕시코)와 격돌한다.
지금껏 19승(11KO) 무패를 거둔 비볼에게는 인생 최대의 매치다. 알바레스의 지명도와 인기가 비볼이 그전까지 싸웠던 상대와는 비교조차 안 되기 때문이다.
알바레스는 현 슈퍼미들급 통합 챔피언이자 '링' 매거진을 비롯한 각종 복싱 매체에서 전 체급을 통틀어 랭킹 1위를 달리는 현재 복싱 최고의 스타이다.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알바레스가 체급을 올려 비볼에게 도전장을 던졌으니, 비볼에게는 복이 저절로 굴러서 들어온 셈이다.
비볼과 알바레스는 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합동 프로모션에 나서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고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러시아 국적인 비볼에게도 번졌다.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비볼과 알바레스의 매치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볼은 몰도바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11살 때 러시아로 이주했다.
비볼의 아내와 자녀, 가족들은 여전히 러시아에 살고 있다.
드미트리 비볼(오른쪽)과 카넬로 알바레스 |
이에 비볼은 "우크라이나에 친구들이 많다"며 "내가 원하는 건 오직 평화뿐이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친구들 때문에 정말로 슬프다. 매일 아침에 깨서 뉴스를 보면서 전쟁이 멈추길 희망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대회 주최 측은 자칫 역풍이라도 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둘의 경기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지면 수입에서도 큰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인 블라디미르 클리치코도 목소리를 냈다.
조국 수호를 위해 자원입대한 클리치코는 10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볼과 알바레스의 경기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전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 챔피언인 클리치코는 "그 선수들을 반대해서가 아니다. 이건 러시아의 정치에 관한 것"이라며 "러시아를 대표하는 모든 사람은 제재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전 세계가 이 무의미한 전쟁에 반대하고 이 전쟁이 소용없다는 것을 러시아에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비볼(윗줄 가운데)과 한국계 어머니(윗줄 오른쪽) |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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