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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본능적 투혼의 스포츠, 격투기

박치기, 오른손 스매싱, 플라잉 니킥...UFC 아니고 축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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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손석용.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레슬링 박치기 기술 아녜요?"

15일 김포FC와 충남아산프로축구단의 2022시즌 프로축구 K리그2 5라운드 경기 전반 20분에 나온 반칙 장면을 본 일부 팬들의 한숨이다. 측면 공격을 펼치던 김포 손석용이 충남아산 수비수 이은범과 같이 몸싸움 끝에 뒤엉켜 넘어졌다. 문제는 다음 상황. 두 선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언쟁을 벌였다. 감정이 격해진 이은범이 손석용을 머리로 들이받으려는 동작으로 위협을 가했다. 그러자 손석용도 같은 동작을 취했다. 그런데 이번엔 신체 접촉으로 이어졌다. 손석용 이마가 이은범 안면에 닿았다. 둘의 신경전을 막기 위해 달려온 주심이 제지할 틈이 없었다.

결국 주심은 손석용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고 즉시 퇴장을 명령했다. 손석용은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4경기에서 3골(득점 1위)을 터뜨린 김포의 주포였다. 수적 열세에 놓인 김포는 0-4로 대패했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경기 후 손석용 퇴장이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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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에르난데스는 상대의 거친 파울을 참지 못하고 뒤통수를 때렸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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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2에선 선수들의 과격한 몸싸움, 보복 행위가 잦다. 지난 13일 경남FC-전남 드래곤즈의 리그 4라운드 경기 후반 45분엔 경남 외국인 선수 에르난데스가 오른손으로 전남 정호진의 뒤통수를 때렸다. 정호진이 깊은 태클을 하자, 에르난데스가 화를 참지 못한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레드카드, 정호진은 경고를 받았다. 막판 동점골을 노리던 경남은 상승세가 한 풀 꺾여 1-2로 졌다. 에르난데스 역시 3골로 득점 1위에 올라있는 경남의 에이스다.

팬들은 "오른손 스매싱이 프로레슬러보다 한 수 위다" "제 2의 을용타가 나왔다"라며 에르난데스의 비신사적 행위를 꼬집었다. 15일 대전하나시티즌과 안산 그리너스전에선 대전 김선호가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왼쪽 무릎으로 안산 김보섭의 왼쪽 안면을 강타하기도 했다. 김보섭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져 한참 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고의성은 없었지만,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고를 받은 김선호는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레드카드를 받았다.

정종봉 JTBC 해설위원은 "경기가 접전일 수록 더욱 감정 컨트롤이 필요하다. 팀을 위해서 더 자제해야 한다"면서 "손석용, 에르난데스 모두 주득점원인데, 퇴장 당해 2경기나 뛸 수 없다. 선수 개인에게도 손해이지만, 팀에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이어 "많은 팬이 지켜보고 있다. 의욕이 넘치는 가운데서도 흥분하지 않고 자제하면 일류, 상대 도발에 말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면 이류다"라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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