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는 올 시즌에도 KT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고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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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지난 2년간 'KT 위즈 공포증'에 시달렸다.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20년 상대 전적 3승 13패로 밀린 게 그 시작이었다. 그해 SK는 정규시즌을 9위(승률 0.357)로 마쳤고, 거의 모든 팀을 상대로 열세였다. KT 한 팀만을 원망할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SSG 랜더스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한 지난 시즌 악연이 더 깊어졌다. KT전에서 2승 2무 12패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심지어 SSG는 지난해 0.5게임 차로 5위를 놓쳐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T전에서 1~2승만 더했더라도 가을야구를 했을지 모른다. SSG가 개막 전 '타도 KT!'를 외친 데는 이유가 있다.
올해는 출발이 좋다. SSG는 지난 5일과 6일 KT와 수원 원정경기를 이틀 연속 이겼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 지난해 KT전 승수를 이미 확보하게 된 거다. KT전 징크스에서 단숨에 벗어나는 모양새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5일엔 KT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상대로 5점을 뽑았다. 리드오프 추신수가 결승 적시 2루타를 쳤고, 2번 최지훈과 3번 최정이 멀티 히트로 거들었다. 유격수 박성한은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6일엔 4번 타자 한유섬이 1회 선제 결승 3점포로 '원샷 원킬'에 성공했다. 2020년 1차 지명한 선발 오원석은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져 위닝 시리즈의 디딤돌을 놓았다. SSG 선수들이 'KT 징크스'를 떨치고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2022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KT전 설욕 의지를 보인 SSG 추신수(왼쪽)와 김광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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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건 SSG 간판 선수들과 KT의 악연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을 뛰고 온 SSG 추신수는 지난해 KT전 타율이 0.233에 그쳤다. 홈런은 한 개뿐이었고, 타점과 득점은 가장 적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KT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에게 약했다. 지난해 7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완벽하게 당했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을 돌이키면서 "고영표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타석 앞까지 날아오다가 공이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이다. 고영표를 상대할 때는 내가 바보가 된 기분"이라며 완패를 인정했다.
김원형 SSG 감독도 이 점을 잘 안다. 김 감독은 추신수와 고영표가 올해 처음 맞대결한 6일 경기에 앞서 "고영표 같은 유형의 투수가 MLB에 흔하지 않으니 낯설었던 것 같다. 지난해와 올해는 다를 수 있다. (추)신수도 '올 시즌엔 한번 잘 해보겠다'고 하더라"며 응원했다.
팀과 달리 추신수는 이번에도 '천적'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고영표와 세 차례 만나 안타 없이 삼진만 두 번 당했다. 8회 마지막 타석을 앞두고 결국 대타 최주환으로 교체됐다. 통산 상대 성적은 10타수 무안타 7삼진. 설욕 기회는 결국 다음으로 넘어갔다. 김 감독은 "특정 투수를 상대로 타자가 고전하는 일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타자들이 이겨내곤 한다"며 거듭 추신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KT 상대 설욕전을 기다리는 SSG 간판 선수는 또 있다. 에이스 김광현이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팀도, 나도 KT를 꼭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2019년 KT와의 경기에 네 차례 등판했지만, 평균자책점 4.15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2016년엔 한 경기에서 7실점 한 아픈 기억도 있다. 지난 2년간 MLB에서 뛰다 복귀한 그는 올해 KT전 부진의 고리를 끊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T를 넘어 SSG를 '우승길'로 이끌겠다는 의지도 숨어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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