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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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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만든 '보랏빛 기적'…라스베이거스 뒤덮은 5만 아미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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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질러' 한마디에 공연장 '들썩'…'손가락 부상' 진은 앉아서 무대

"BTS, 사랑 널리 알리고 사람 모으는 힘 있어"…휴식 뒤 15·16일 공연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말할 때 '사막의 기적'이라고 하죠. 그런데 지금, 이 순간은 우리에게 '미라클', 기적이에요." (리더 RM)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밤하늘이 보라색 불빛으로 뒤덮였다.

화려한 네온사인도, 형형색색의 불빛도 한국에서 날아온 일곱 청년의 열정 앞에서는 맥을 못췄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채운 라스베이거스는 말 그대로 '보라해가스'(BORAHAEGAS)였다.

BTS가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은 '우리에게는 허가가 필요하지 않아'(We don't need permission)라는 문구와 함께 시작됐다.

흰색과 붉은색 의상을 맞춰 입은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환호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칼로 잰 듯한 군무로 '온'(ON) 무대를 채운 멤버들은 대표 히트곡인 '불타오르네'(FIRE), '쩔어'를 잇달아 선보이며 공연장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오프닝을 마친 제이홉이 "'아미' 여러분이 얼마나 큰 소리를 지를 수 있는지 보여달라"며 '스크림'(Scream)이라고 외치자 공연장을 가득 메운 5만 관중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 소리를 내질렀다.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대 6만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안에는 대형 전광판과 영어 'T'자 형태의 무대가 놓였다. 전광판 뒤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아미밤'(응원 도구)이 뿜어내는 보라색 불빛으로 가득 찼다.

최근 손가락 부상으로 수술한 진은 대부분 곡을 의자에 앉은 채 소화했다.

멤버들은 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동작 하나하나 신경 쓰며 최선을 다해 무대를 꾸몄다. 진은 '버터'(Butter)를 부를 때는 의자에서 일어나 리듬에 맞춰 춤추다 멤버들과 '완전체'가 되기도 했다.

이날 무대는 '직관'(직접 관람)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곡의 느낌, 분위기에 따라 대형 전광판의 화면은 다채롭게 바뀌었다.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부를 때는 무대 한가운데에 거대한 손 모양의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댄서들과 함께 '흑조', '백조'를 연출한 '블랙 스완'(Black Swan) 무대에서 특히 팬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공연은 일곱 멤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곡들 위주로 구성됐다. '버터', '다이너마이트'(Dynamite),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등은 기존 곡에 BTS만의 매력을 더해 새롭게 편곡했다.

팬들은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된다', '사랑해'라고 쓴 손팻말을 높이 흔들며 멤버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한 팬은 '그래미상' 불발을 위로하듯 '2022 아미 어워즈'(2022 ARMY's Awards)라고 적힌 종이를 높이 들고 응원했다.

마지막 무대는 이번 공연의 메시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였다. 멤버들은 '아 좋다', '재밌다', '정말 고맙다'라고 외치며 아미들과 하나가 돼 파도타기를 즐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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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민은 "이렇게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나누고, 눈을 보며 춤추고 이렇게 즐길 수 있으면 앞으로도 소원이 없을 것"이라고 했고, 진은 팬들을 '건전지'라고 부르며 "우리를 움직이게 해주는 '아미' 사랑해"라고 외쳤다.

토요일인 이날 공연장 주변은 몰려드는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한낮 기온이 32도까지 올랐지만, BTS를 상징하는 보랏빛으로 '무장'한 팬들은 공연 시작 훨씬 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뜨거운 햇살에 얼굴을 찌푸리던 이들도 BTS 노래가 나올 때는 환히 웃었다.

서울에서 콘서트를 보러 온 강모(44) 씨는 "초등학교 봄 방학에 맞춰 아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고 말했다. 평소 진의 팬이라는 그는 "안무를 다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하다"며 웃었다.

보안을 위해 가방 내용물을 하나하나 확인하느라 입장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화를 내거나 새치기하는 경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 차례를 기다리던 팬들은 서로 포토 카드를 공유하며 추억을 새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공연장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거나 턱이나 코에 걸친 경우가 많았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권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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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2개월 차 '아미'라는 데니스(63)·롤리(61) 자매는 "콘서트를 보려고 애리조나에서 5시간 걸려 왔다'며 "BTS의 음악은 사랑을 널리 알리고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힘이 있다. 앞으로 더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연속 공연을 봤다는 정모(29) 씨는 "오늘까지만 보고 내일 시카고 집으로 가려 했는데 다음 주 공연을 또 보고 싶어서 티켓을 구하고 있다. 멤버들이 남은 공연도 무사히 마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멤버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한 뒤 15일과 16일 다시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 공연은 온라인에서도 생중계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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