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연재] 인터풋볼 'K-현장메모'

[K-현장메모] "말 한마디라도 해줬으면...", 성남 서포터즈가 보이콧 선언한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풋볼=성남] 신동훈 기자= 탄천종합운동장은 유독 조용했다. 열정적인 성남FC 서포터즈 응원이 사라진 것이 이유였다.

성남은 18일 오후 7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를 치른다. 성남은 승점 5점으로 12위에 올라있다.

성남에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성남은 12경기 동안 1승밖에 없다.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지금 분위기라면 강등이 유력하다. 최근 10경기 맞대결에서 6승을 거둘 정도로 우위를 보였던 수원FC와 만나는 건 성남에 반가운 일이다. 김남일 감독은 "승점 1점도 안 된다. 무조건 승리하겠다"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응원이 무조건 필요할 때지만 성남 홈 관중석은 매우 조용했다. 아무런 응원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수원FC 원정석 쪽 응원 소리가 컸다. 성남 홈 구장인데 선수콜도, 응원가도 들리지 않는 이유는 성남 서포터즈가 응원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수원 삼성전 경기 후 상황이 문제가 됐다.

수원전을 되짚기 전에 이전 흐름부터 봐야 한다. 성남 성적이 곤두박질칠 때 성남 팬들은 비판을 보냈다. 계속되는 응원에도 좀처럼 반등 발판을 다지지 못했다. 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성남 구단 차원에서 팬 간담회까지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성남 보드진이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팬들은 기다렸지만 성적, 경기 내용은 이전과 같았다. 지난 수원 원정에서 패배하면서 5연패까지 내몰리자 일부 팬들은 관중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원정석 앞에 찾아온 선수들과 김남일 감독에게 원정 팬들은 소통을 요구했지만 잘 이야기가 안 됐다. 성남 팬들은 이전부터 이어온 부진과 소통 단절로 결국 응원 보이콧까지 선언한 것이다.

성남 서포터즈인 '블랙리스트'는 "성남이 먼저 우릴 존중하지 않았다. 참담한 성적에 대해 선수단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철수했다. 응원이 팀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누구도 들으려 하지 않아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응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SNS에 밝혔다.

경기장을 찾은 '블랙리스트' 소속 한 팬은 '인터풋볼'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불만은 없다. 제일 아쉬운 건 보드진이다. 지방 선거 등 여러 외부적 요인이 겹친 건 알겠지만 너무 행정에 무책임한 것 같다. 팬 간담회에서 아시아축구연맹(ACL) 챔피언스리그(ACL) 휴식기 이후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래서 포항 스틸러스, 수원 2연전 결과를 봤다. 모두 졌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전 끝나고 메가폰을 들고 소통하자고 했다. 빈말이라도 '더 응원해달라, 믿어 달라'고 했다면 보이콧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메가폰 소리가 잘 안 들려서 다 철수했다고 하더라. 소리가 안 들렸을 수는 있는데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 매 경기 감독이 항상 팬석에 올 필요는 없지만 다른 성남 감독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을 언급했다. 김상식 감독은 강원FC전 이후 경기 내용, 결과 모두 좋지 못하자 직접 메가폰을 들고 팬들과 대화를 나눴다. "김상식 감독과 비교가 됐다. 팬들이 원하는 건 말 한마디다. 보드진이든 감독님이든 '더 잘하겠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스킨십과 소통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언제까지 보이콧을 할 것인지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야기를 끝낸 팬은 경기장으로 들어가면서도 "성남이 이겼으면 한다"고 했다. 구단에 대한 아쉬움으로 보이콧을 했지만 성남에 대한 사랑은 여전한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성남이 등 돌린 팬심을 다시 돌리려면 반등과 더불어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할 듯하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