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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임시→주전’ 최준용의 10세이브는, 한 편의 성장 드라마다[SP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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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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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분명 순탄치만은 않았다. 웃는 날이 많았지만, 그만큼 아픈 날도 많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마무리 최준용(21)은 그렇게 성장했다.

최준용은 22일 잠실구장에서 뜻깊은 기록을 안았다. 이날 두산 베어스전에서 5-4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챙겼다. 그러면서 올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의미가 있는 숫자다. 최준용은 지난해까지 7회와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으로 뛰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0년 8홀드를 거두며 가능성을 보이자마자 이듬해 44경기 4승 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로 허리를 책임지는 든든한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변화가 생겼다. 주전 마무리 김원중이 갈비뼈를 다치면서 개막 엔트리로 합류하지 못하자 래리 서튼 감독은 최준용에게 임시 마무리를 맡겼다. 김원중만큼 구위가 가장 좋다는 평가와 함께였다.

이미 KBO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직구를 던진다고 잘 알려진 최준용은 4월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마운드를 밟았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3-3으로 맞선 9회 등판해 무실점 호투했지만, 10회 야시엘 푸이그에게 행운의 2루타를 맞은 뒤 전병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마무리로서 처음 나온 경기에서 달갑지 않은 패전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강심장’ 최준용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 경험이 값진 약이 됐다. 다음 등판이었던 4월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탈삼진 2개 포함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해 올 시즌 1호 세이브를 챙겼다. 이어 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다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2개째 세이브를 올렸다.

이후 쾌속 행보가 이어졌다. 지난달까지 7개의 세이브를 추가하며 롯데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그 사이 김원중이 돌아왔지만, 마무리 자리는 쉽게 내주지 않았다. 김원중의 구위가 100%로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튼 감독은 김원중에게 다시 마무리를 맡겼지만, 흔들리는 경기가 몇 차례 나오자 결국 최준용을 주전 마무리로 재낙점했다.

그리고 최준용은 이날 두산전에서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마침내 10세이브 마무리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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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최준용의 얼굴을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굵은 땀방울과 함께였다.

최준용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전준우 선배님과 한동희 형이 부상으로 빠졌다. 만약 오늘 패하고 인천 원정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처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승리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최준용은 9번째 세이브 이후 지독한 아홉수로 마음고생을 했다. 4월 30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3주 넘게 세이브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많이 잃었다.

최준용은 “후배인 김진욱이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투수의 절반은 자신감이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되찾는 과정은 하나였다. 자신의 주무기를 아끼지 말기로 했다. 최준용은 “임경완 투수코치님께서 ‘너는 최대 장점이 직구인데 왜 승부처에서 변화구를 던지려고 하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이후부터 직구를 더 자신감 있게 꽂으려고 했다”고 숨은 이야기를 전했다.

팬들의 응원도 최준용의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블론세이브나 패전을 기록한 뒤의 격려는 다시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최준용은 “직전 경기에서(1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패전을 기록한 뒤 팬들로부터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다. 야구장 안팎에서 선물도 주시고 격려도 해주셨다. 내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두 자릿수 세이브의 클로저로 성장한 최준용. 다음 목표는 하나다. 최대한 많은 세이브를 챙기는 것이다.

“위기를 막아낼 때의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동료들이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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