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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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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포기 못해"…드레이먼드 그린이 NBA를 바라보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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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미디어가 함께 판을 만든다…농구만큼이나 중요한 활동"

연합뉴스

지난 1일 경기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드레이먼드 그린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팟캐스트는 내가 농구만큼이나 진지하게 임하는 활동입니다."

미국프로농구(NBA) 2021-2022시즌 챔피언결정전의 열기가 뜨겁게 불타오르는 가운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핵심 선수인 드레이먼드 그린의 팟캐스트 활동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골든스테이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107-97로 꺾으면서 시리즈 성적 2-2 동률을 만들었다.

정규시즌부터 팟캐스트인 '드레이먼드 그린쇼'를 운영해온 그린은 챔프전 진행 중에도 승패와 무관하게 매 경기가 끝나면 자체 해설, 경기 평, 소감 등을 팟캐스트로 팬들과 공유한다.

문제는 그린이 챔프전 들어 정작 코트 위에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린은 챔프전 4경기에서 약 35분을 뛰며 4.3점, 7.3리바운드, 5.8어시스트를 올리는 데 그쳤다.

슛 성공률은 23.1%까지 낮아진 상태다.

이에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전설' 아이재아 토머스는 지난 9일 3차전에 골든스테이트가 패배한 직후 팟캐스트 탓에 그린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NBA 챔프전은 정신력과 집중력을 시험하는 장이다"며 "팟캐스트 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면 집중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스포츠매체 ESPN의 농구 패널인 켄드릭 퍼킨스 역시 트위터를 통해 "그린이 실제 경기보다 경기 후 팟캐스트를 더 준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그린은 지난 11일 스포츠매체 디애슬래틱과 인터뷰에서 이런 비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린은 "팟캐스트에 농구만큼이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며 "따로 시간을 내주는 청취자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내가 원하는 바라기보다는 의무에 가까운 일"이라며 "내가 팟캐스트를 즐기는 것도 맞지만, 따로 시간을 내주는 청취자들을 감사하게 여기고 무엇이든 돌려주려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팟캐스트를 기다리는 농구팬들을 생각하면 이런 활동을 중단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런 설명처럼 그린은 꾸준히 미디어와 팬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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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챔프전에서 부진을 거듭하는 드레이먼드 그린
[AP=연합뉴스]


지난 3월 15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미디어 친화적인 가치관을 직접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에 "우리는 경기를 뛰고, 당신들(기자들)은 쓰고, 말하면서 판이 커져 간다. 우리는 같은 일을 하는 셈"이라며 "내 직업은 당신들 없이는 성립이 안 되고, 당신들의 직업도 나 없이는 안 된다"고 말했다.

NBA가 선수나 구단 간 경쟁뿐 아니라 미디어와 팬 등 수용자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사업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린은 그간 팟캐스트를 통해 NBA에서 논쟁이나 이슈가 됐던 사안을 놓고 경기에 직접 나서는 선수로서 의견을 팬들에게 공개해왔다.

지난달 4일 열린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골든스테이트의 플레이오프(PO) 2라운드 2차전 도중 멤피스의 딜런 브룩스가 게리 페이튼 2세를 공중에서 내려치는 과격한 파울을 저질러 퇴장당했다.

이에 양 팀 팬을 비롯해 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까지 브룩스가 과연 고의로 이런 위험한 파울을 저질렀는지 논쟁을 벌였다.

그린은 팟캐스트를 통해 "중요한 것은 (브룩스의) 의도가 아니다"라며 논쟁의 방향을 돌렸다.

이어 "이로 인해 페이튼 2세가 장기간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는 게 중요하다"며 "퇴장은 정당한 판정이었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 감독도 이런 그린의 미디어 활동을 옹호했다.

지난 9일 보스턴과 3차전에서 패한 후 그는 그린의 팟캐스트 활동에 대한 질의를 받고서 "그 팟캐스트를 듣지 않아서 그린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른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2022년이다. 이제 선수들은 미디어의 일부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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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기자회견에 나선 드레이먼드 그린
[AP=연합뉴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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