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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벌건 얼굴로 '짠'하며 진심 전한 BTS…"건강한 플랜 응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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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함께한 회식 영상으로 입장 밝혀…"앞으로의 시간 위해 필요한 결정"

"한 단계 성장해 함께 돌아올 날 있을 것…일곱 멤버 모두 행복했으면"

연합뉴스

방탄소년단 '찐 방탄회식' 모습
[방탄TV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짠'하고 부딪히는 술잔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했다.

데뷔 9주년,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기쁨으로 가득 찼어야 하는 '회식'은 어느샌가 터놓지 못했던 속내를 터놓는 자리가 됐고, 일곱 멤버들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그간 팬들과 끈끈하게 소통하면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해온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팀 활동 잠정 중단'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전할 때도 가장 먼저 팬들을 찾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14일 오후 늦게 공개한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소주, 와인, 막걸리, 위스키 등 각종 주류와 안주를 앞에 둔 채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각자 시간을 갖고 돌아오면', '팀 활동을 지금처럼은 못 하겠지만', '챕터(Chapter) 2'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기'라고 언급하면서 팀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뜻을 밝혔다.

리더 RM은 "그냥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다. 그런데 (활동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늘 진심이었다. 그 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RM은 최근 개봉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언급하며 "'멀티 버스'에는 음악을 하지 않고 평범하게 취직해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김남준(RM의 본명) 사원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 좋게 방시혁 프로듀서님을 만나고, 빅히트(뮤직)를 만나고, 이렇게 재능있는 친구들을 만나서 '방탄소년단'으로 음악을 할 수 있었다"며 "'아미' 여러분이 우리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그는 눈물을 머금은 채 "내가 쉬고 싶다고 하면 죄를 짓는 것 같다"면서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 가사는 내가 생각하는 (RM으로 살아가는) 지금 이 버전 우주의 최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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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찐 방탄회식' 모습
[방탄TV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슈가는 "이 일을 하면서 즐거운 순간도 많았지만 괴로웠던 순간도 많았다. 100살이 될 때까지 방탄소년단을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허리를 굽힌 채 지팡이를 짚은 동작을 하기도 했다.

슈가는 "그동안 랩을 해왔고 잘하는 것이니 하고 있지만, 장르를 바꾸고 싶었다"며 최근 들어서는 보컬 연습에 더해 영어와 일본어 공부, 기타·건반·화성학 레슨, 춤 연습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왜 이 일을 선택했을까? 따져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기 위해서잖아. 우리 일곱 멤버 언제가 끝일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행복했으면 좋겠어." (슈가)

'막내' 정국 역시 이날만큼은 웃음기를 걷어내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정국은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말할 때가 왔어야 했는데 그게 오늘이 된 것 같다"며 "우리도 각자 시간을 가지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한 단계 성장해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분명히 지금보다 더 나은 7명이 돼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이해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걱정하지 말고 기대하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막내'의 진심에 다른 멤버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려 '예전의 정국이가 아니다', '우리 정국이 어른 됐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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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회식 준비'
[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멤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될 제이홉은 지금이야말로 팀에게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금은 찢어져 봐야 다시 붙일 줄도 알게 된다"며 "그래야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이 단단해질 수 있는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건강한 플랜'이라고 인식해줬으면 한다"고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지민은 지금의 위치에 서게 된 공을 '아미'에게 돌리면서 "모든 것은 '아미'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가 어떻게 '아미'를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면서 먹먹한 감정을 내비쳤다.

눈물을 글썽이던 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어렵다, 이야기 꺼내는 게"라고 말하며 한숨 짓기도 했다.

정국, 제이홉 등 다른 멤버들도 눈가를 훔치자 슈가는 "우리가 해체한다는 것도 아니고 잠깐 떨어져서 살 수 있다", "오래 하려면 이럴 수밖에 없다. 울지마"라며 다독였다.

앞으로 시작될 '방탄소년단 2막'을 이야기하던 멤버들은 마지막 술잔을 '아미'에게 바쳤다.

"여러분, 여러분들의 삶은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각자의 삶을 위해서, 또 우리를 위해서 '짠'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포 방포'(아미 포에버, 방탄소년단 포에버의 줄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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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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