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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KLPGA] 박민지 '목표가 없어졌다'는 말의 진짜 의미 '내 목표는 무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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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스포츠W

박민지(사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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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재훈 기자] 어느 순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세'가 된 박민지(NH투자증권)가 올 시즌 개막 이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써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민지는 26일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파72 / 6,610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8억원)에서 최종일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 박지영(한국토지신탁)과 동타로 경기를 마친 뒤 연장에서 박지영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2주 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으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수확했던 박민지는 이로써 6월 한 달에만 2승을 쓸어 담으며 시즌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시즌 유일의 다승(3승)자 지위를 유지한 박민지는 상금 1억4천400만 원을 획득, 시즌 누적 상금 6억 원을 돌파(6억3천803만 원)하며 상금 순위 선두 독주 체제에 들어섰고, 대상 포인트 순위에서도 선두를 질주했다.

지난 4월 시즌 개막전 롯데렌터카 오픈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출전이 무산된 데 이어 같은 달 열린 시즌 첫 타이틀 방어 대회 넥센 ·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1라운드 직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기권하며 사실상 시즌 개막 이후 한 달을 날려버린 상황을 떠올려 보면 놀라운 페이스가 아닐 수 없다.

전반기에만 6승을 쓸어담았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결코 뒤질 것이 없는 수준이다.

이번 우승은 박민지의 KLPGA투어 통산 13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13승 중 9승을 지난 시즌과 개막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올 시즌 이뤄냈다.

'대세'가 되기 직전 시즌인 2020년까지 박민지는 매년 1승 정도를 수확하는 '잘하는' 선수였다면 지금의 박민지는 '잘해도 너무 잘하는' 선수가 되어 있다.

이같은 드라마틱한 성공 이면에는 박민지 특유의 승부근성과 사고방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놀라운 집중력이 자리하고 있다.

박민지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주인공으로 나온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라스트댄스'를 보고 조던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았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박민지는 인터뷰에서 '라스트 댄스'를 통해 오직 우승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조던의 승부근성에 큰 감명을 받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조던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겠다고 밝힌바 있다.

박민지의 오늘을 만든 독특한 사고방식은 '목표가 없어졌다'는 그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민지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목표가 없어졌다."고 했다.

여기서 박민지가 언급한 '목표'는 장기적인 목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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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사진: 스포츠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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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는 "그냥 그 시합에 나오면 제가 어디에 가 있든 나오는 그 시합을 우승하고 싶다라는 그 생각 하나로만 플레이를 하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이 안 든다. '내가 몇 승을 했고, 나는 어떤 선수고, 나는 대단한 선수야' 이런 생각이 아예 안 들고 그냥 그 시합을 나오면 '나는 우승하기 위해 나왔어' 그 생각밖에 안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냥 목표가 있다고 하면 멀리 보는 목표가 없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의 목표만 생각을 하고 플레이를 하다 보니까 루즈해지거나 아니면 나태해지거나 그런 게 많이 없어지고 계속 힘이 나더라"며 "그래서 저도 너무 신기하고 지금 이렇게 쭉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박민지는 은퇴 전에 20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박민지에게 20이란 숫자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는 숫자다.

박민지는 "그냥 큰 숫자에 별로 감흥이 없다. 그러니까 그 숫자(13승)를 들으면 '나 진짜 많이 했다'라는 생각은 하는데 늘 머릿속에 그 숫자가 있지 않더라"며 "그래서 저 스스로한테도 너무 고마운 일인 것 같다."고 했다.

박민지는 박지영과의 연장전 당시 챔피언 퍼트가 된 마지막 버디 퍼트에 대해서도 "그냥 '이거 왠지 넣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생각으로 하면 확실히 그거에 따라 결과가 영향을 받더라"며 "17번 홀 18번 홀 퍼트는 약간 자신이 없게 플레이를 했는데 연장전 퍼트할 때는 '이거 진짜로 무조건 넣어야 돼' 이런 마음을 가지고 쳤더니 들어갔다."고 말했다.

결국 박민지에게는 당면한 한 번의 샷과 퍼트, 당면한 홀에서의 버디, 당면한 라운드에서의 좋은 스코어, 당면한 대회에서의 우승이 스스로 인식하는 목표일 뿐이다.

이같은 당면한 목표 앞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 박민지 특유의 놀라운 승부근성과 맞물려 그를 '대세'의 반열에 올려놓은 셈이다.

결국 박민지의 '목표가 없어졌다'는 말은 '내 목표는 무한대'라는 의미의 말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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