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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회 149㎞에 담긴 양현종의 책임감, 야수들에게는 없었나[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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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양현종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호투에도 패전 투수가 된 뒤 아쉬워하며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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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에이스의 표정은 비장했다. 상대 리드오프로 나선 김준완에게 던진 공 다섯 개를 모두 속구로 선택했다. 김휘집에게도 속구 4개를 잇달아 던진 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맞이한 이정후(24·키움). 초구를 시속 148㎞짜리 속구로 찔러 넣더니 4개 모두 정면승부했다. 최고구속은 시속 149㎞. 1회부터 시속 149㎞짜리 강속구를 꽂아 넣은건 경기에 임하는 에이스의 마음가짐을 대변한 장면이다. ‘대투수’ 양현종(34·KIA)은 어떻게든 팀 연패를 끊으려 1회부터 공 하나하나에 혼을 실었다.

7회말 2사 2루에서 통한의 적시타를 내줬지만,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양현종의 모습은 에이스다웠다. 승패는 투수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왼쪽 허벅지 근육통과, 투구 도중 타구에 왼손을 맞는 불운에도 불구하고 7회까지 102개를 던지며 단 한점만 내준 헌신은 최근 팀 밸런스가 썩 좋지 않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자신이 끊지 못하면, 연패에 빠질 수 있다는 책임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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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 9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치며 패배가 확정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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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매년 장마철에 수도권 원정 9경기를 치른다. 고척돔에서 좋은 기억이 없다. 더구나 올해는 최강 선발진을 앞세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와 주말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외국인 투수가 두 명 모두 빠진 상황. 야수들도 체력이 떨어져 고전 중인데, 자신까지 무너지면 4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강판하는 순간까지도 무실점으로 막아내지 못한 데 미안함을 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혼신의 역투였지만, 타선 침묵으로 연패를 끊지 못했다. 6월 승률 5할 목표도 물거품이 됐다. KIA 김종국 감독도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지친 선수들을 쉬어줄 여력이 안되니 말그대로 버티는 것 외에는 답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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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찬호(왼쪽)가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 8회초 2사 1루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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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들이 힘을 내야 하는 이유다. 고척돔에서 치른 두 경기에서 KIA 타선은 12개의 잔루를 남겼다. 지난 28일 2회와 4회 1사 2루, 7회 무사 2루, 29일 4회 무사 2루, 5회 1사 1,2루, 9회 1사 1루 등 기회에서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버티는 시기에는 1점이 매우 중요하다. 가뭄에 콩나듯 기회가 생기면, 일단 점수를 뽑는 것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이고, 공 한 개 아웃카운트 한 개에 따라 흐름이 요동치기 마련이다. KIA만 힘든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다.

‘작전야구’를 표방한 김 감독의 지략은 현재까지는 공허한 메아리로 보인다. 야수들이 벤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탑을 쌓는 것은 장기전이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승패마진 플러스4는 그리 안정적인 숫자가 아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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