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 CCO, 리드 헤이스팅스 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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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넷플릭스가 드라마에 이어 예능 시리즈도 쏟아낸다. 한 두달에 1편씩 새 예능을 볼 수 있도록 론칭하겠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12일 오전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3층 라이브홀에서는 '넷플릭스 한국 예능 상견례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넷플릭스 콘텐츠팀 유기환 매니저가 참석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범인은 바로 너!', '백스피릿', '신세계로부터',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 '셀럽은 회의 중'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상견례 행사'는 넷플릭스가 그간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향후 예능에 대한 소개를 비롯해 취재진을 상대로 Q&A도 진행됐다.
넷플릭스 공동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영상 메시지로 등장해, "여러분들보다 2주 일찍 한국에 왔는데,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없어서 아쉽다. 그래도 넷플릭스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제 한국을 언급하지 않고는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를 말하는 건 불가능하다. 최근 '솔로지옥'이 있었고, 전 세계가 만든 한국의 연애 리얼리티쇼 앓이를 하고 있다. '솔로지옥' 시즌2 역시 정말 많이 기대된다"며 "'오징어게임'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한국의 이야기가 전 세계 트렌드 중심에 우뚝 선 것을 봤다. 한국은 넷플릭스에게 정말 중요하다. 넷플릭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감사하다. 문화적 시대정신을 공유하면서 한국과 함께 잘 해내고자 한다. 한국의 스토리텔러들과 넷플이 함께 빛날 순간이 왔다"고 밝혔다.
유기환 매니저는 넷플릭스가 예능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진지한 것 맞나? 드라마에 비해 거의 안 만드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당연히 할 것 같다. 넷플에 예능이 있긴 있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희가 지금까지 내놓은 걸 되돌아보면 4년 동안 단 6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백스피릿',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 등을 내놨는데 3달 만에 나온 작품이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예능을 시작했으니 본격적인 첫 발걸음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더 많은 한국 크리에이터, 여러 제작자들과 많은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4년에 6개가 아닌 한두달에 예능을 하나씩 보실 수 있도록 하반기부터 론칭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넷플릭스의 한국 예능은 성공했나? 실패했나?"라는 질문에 유기환 매니저는 "시청률 지표가 정확히 제공되지 않지만, 이번 기회에 '넷플릭스가 한국 예능을 볼 때 어떤 걸 성공했다고 하느냐' 평가하는 기준을 말씀드리겠다"며 "성공적이라고 보는 기준은 단순하다. 한국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받았는가? 그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기획안 제안을 주실 때 '외국에서 먹히는 것만 하지 않나?'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의 기준은 항상 한국 기준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게 있다면 그게 최우선이다. 한국인이 좋아해준다면 성공이다. 한국에서 좋아했는데 해외 글로벌 시청자에게 글로벌 톱10에 들지 못했다고 절대 실패라고 보지 않는다. 한국에서 반응이 있었다면 충분한 성공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또한 유기환 매니저는 "2020년 말에 '솔로지옥' 기획안을 받았을 때 데이팅 프로그램이 한국에 거의 없었다. 한국인이 많이 목말라 있는 거 같아서 재밌게 만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해외 시청자분들도 사랑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솔로지옥'은 너무나 잘 됐고, 더불어 글로벌은 주간 4위에 랭크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 다른 작품 중에는 '먹보와 털보'를 예를 들면 굉장히 긍정적으로 성공한 프로그램으로 보고 있다. 체감이 될만한 수치를 말씀드리면 톱10 리스트가 도입된 이후로 오리지널 예능 중에 1위를 차지한 예능은 '먹보와 털보'가 처음이었다. 톱10에 머물렀던 기간이 30일이다. '솔로지옥'이 41일 동안 한국 톱10에 머물러 있었는데, 주당 2회씩 28일 동안 론칭됐고, '먹보와 털보'는 하루에 10개를 동시에 론칭했다. 그 작품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30일 동안 톱10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은 '먹보와 털보' 역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작품이라고 보고 있다"며 유의미한 수치를 설명했다.
하반기 주요 예능 라인업 중에는 'TAKE1(테이크원)', '코리아 넘버원', '피지컬: 100', '솔로지옥' 시즌2 등이 있다.
유기환 매니저는 "'테이크원'은 넷플릭스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음악 예능이다. 음악 다큐라고 알려진 부분도 있는데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예능 제작진이 만드는 예능이다. '당신이 죽기 전 단 한번의 무대를 할 수 있다면 어떤 노래를, 어떤 무대를 누구를 위해 불러주고 싶느냐?'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며 "음악 철학에 따라 누군가는 화려한 무대, 감성적 무대, 자신의 마지막 소원이었던 무대 등을 밀접하게 다루면서 보여주려고 한다. 제작진은 '싱어게인' '슈가맨' 등을 제작한 팀이 모였고, 웰메이드 음악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조수미, 임재범, 박정현, 비, 악뮤, 마마무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코리아 넘버원'은 유재석, 김연경, 이광수 3인이 한국의 넘버원 장인을 찾아가 체력도 정신력도 남김없이 쏟아부으며 전통 노동을 체험하고 그날의 넘버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로그램이다. '효리네민박' '마녀사냥' 등을 했던 PD가 JTBC를 나와서 넷플릭스와 손잡고 처음으로 내놓은 예능이다.
'피지컬: 100'에 대해서는 "최고의 몸은 무엇인가에서 출발했다. 피지컬이라는 단어에 자신있는 남녀 100인이 모여서 최종 1인을 뽑는 컴피티션 서바이벌 장르"라며 "이 작품은 특이하게 예능이지만 예능 제작진이 하지 않고 있다. MBC 다큐멘터리 팀이 기획과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데, 예능이지만 다큐멘터리적인 질문, 피지컬에 대한 탐구가 조금 더 밀도 깊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솔로지옥' 시즌2는 최근 모든 촬영을 마무리했고, 후반 작업을 거쳐 공개될 예정이다. "시즌1보다 더 뜨거운 젊은 남녀들의 느낌을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편집 작업 중"이라며 "또다시 많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첫 스튜디오 녹화가 있었는데, 동일한 MC들과 합을 맞춰서 했는데 굉장히 현장 분위기가 좋았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넷플릭스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 등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곤 하지만, 내부적인 평가에서도 "넷플릭스에 예능을 보러 들어오진 않는다"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그동안 투입된 제작비와 톱스타의 물량 공세에 비해 부진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 유튜브 '터키즈 온 더 블럭',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등 소위 말해 대박난 예능의 특징인 '재밌는 짤'이 없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유기환 매니저는 "단점보다는 한계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사전제작이라서 바로 바로 (시청자 의견, 트렌드 등을) 들여올 수 있는 게 부족하다. 시즌제로 끝맺음을 지어야하기 때문에 바로 편집에 반영되고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방법을 찾고 있는데,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이 나오는 '코리아 넘버원' 같은 경우는 7월에 촬영해서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공개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제작진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제작 기간을 단축시키기로 했다. 바로 찍은 걸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신세계로부터' '셀럽은 회의 중' 등이 한국에서는 기대만큼 안 됐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신세계'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오랜 기간 톱10에 머물러 있었다"며 "그러나 해외 시청자들한테는 통했는데,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는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은 있다. 포맷이나 접근하는 부분에서 이런 점을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 항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안 좋았던 부분을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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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은 짤이 없다'라는 평가에 대해 유기환 매니저는 "안 그래도 요즘 실제로 회의할 때 가장 자주 나오는 얘기가 '짤이 도는 예능이 나와야한다'는 것이다. 초기 예능 작품들은 처음 시도하다보니 호화 캐스팅 등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앞으로는 계속 다양하게 본질적으로 웃음을 만들 수 있는 예능을 제작할 계획"이라며 "한국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짤이 돌 수 있는, 그 자체로 웃긴 예능을 만들려고 한다. 새롭게 만들 '코리아 넘버원' 스케일이 그렇게 크지 않은 예능이다. 피디에게도 얘기하는 부분은 '이 셋이 그냥 웃겼으면 좋겠다'라고 한다. 이 분들이 웃겨서 김연경, 이광수, 유재석의 짤이 돌면 좋겠다. 향후 그런 예능을 많이 보여드리고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켜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기환 매니저는 "넷플릭스에서 예능을 해봤는데 결과가 안 돼서 줄이고 있었다기 보단 다른 곳보다 늦게 출발한 정도라고 봐주시면 좋겠다"며 "당연히 한국에서 예능은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드라마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서 성과를 거둔 것처럼 예능도 너무 중요한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넷플릭스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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