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블하는 조규성 (서울=연합뉴스) 조규성이 24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 한국과 홍콩의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2022.7.24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과 일본이 동아시아 축구 최강 타이틀을 놓고 운명의 한일전을 펼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을 상대로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중국(3-0 승), 홍콩(3-0 승)을 상대로 2연승을 달린 한국은 4개국(한국·일본·중국·홍콩)이 풀리그로 우승팀을 결정하는 이번 대회 선두(승점 6)를 달리고 있다.

2차전에서 중국과 무승부에 그친 2위(승점 4·1승 1무) 일본과 비기기만 해도 대회 4연패를 달성한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모두 유럽파를 소집하지 못하고 국내파 선수들만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득점한 강성진 (서울=연합뉴스) 강성진이 24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 한국과 홍콩의 경기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2.7.24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따라서 이번 한일전은 K리그와 J리그의 '토종 올스타'가 맞붙는 양상이어서 두 리그 수준을 간접 비교할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일본과 역대 전적에서 42승 23무 15패로 앞선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전적을 놓고 보면 6승 7무 5패로 백중세다.

특히 가장 최근 맞대결인 지난해 3월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0-3으로 크게 패한 '요코하마 참사'가 벌어졌다.

패배를 기억하는 태극전사들은 이번에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번 대회 1차전에서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찼던 풀백 김진수(전북)는 "(한일전은) 결과가 중요하다. 꼭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승 타이틀이 걸린 일전인 만큼 벤투 감독은 '국내파 정예' 라인업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홍콩전 지켜보는 벤투 감독 (서울=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4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 한국과 홍콩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2.7.24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다만, 벤투호의 '엔진'인 미드필더 황인범(서울)이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이적을 위해 홍콩전 직전 소집 해제된 것은 대표팀에 악재다.

패스워크를 중시하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중원 싸움에서 한국에 우위를 보여왔다.

벤투 감독이 백승호, 김진규(이상 전북), 이영재, 권창훈(이상 김천), 김동현(강원) 등 남은 미드필더 자원들을 어떻게 조합해 일본을 상대할지 주목된다.

벤투 감독은 "(황인범이 빠진 것은) 일본 입장에서 유리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우리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파 공격수 중 가장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온 조규성(김천)이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할 전망이다.

대표팀 선발 데뷔전인 홍콩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강성진(서울)의 출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 [AP=연합뉴스]

승리가 더 간절해 보이는 쪽은 일본이다.

일본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선 중국과 2차전에서 슈팅을 24개나 기록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하며 0-0 무승부에 그쳤다.

일본은 지난달 열린 기린컵 친선대회에서는 튀니지와 마지막 경기에서 졸전 끝에 0-3으로 져 모리야스 감독을 향한 여론이 좋지 못하던 터다.

이번 한일전에서 지면 본격적으로 '모리야스 경질론'이 머리를 들 분위기다.

모리야스 감독은 "어차피 한국을 이기지 않으면 우승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승리하고 마지막에 기뻐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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