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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오지환 박성한 GG 경쟁 뜨겁다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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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노리는 LG 트윈스 오지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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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 싸움은 다윗과 골리앗쯤으로 여겨졌다. 오지환(32·LG)이 5월 한 달간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릴 때만해도 경쟁은 무의미해 보였다. 박성한(25·SSG)은 같은 달 조용히 30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박성한의 5월 월간 타율은 0.366. 프로 입단 이후 자신의 월간 최고 타율(종전 0.352·2021년 5월)을 경신했다. 오지환이 독주할 것 같았던 유격수 골든글러브 경쟁이 조용히 불붙기 시작했다.

유격수는 공격 못지않게 수비의 중요도가 큰 포지션. 지난 24일 두산전서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SSG가 5-4로 한 점 앞선 6회 말. 2사 2루서 두산 안권수가 때린 타구는 유격수와 2루수 사이 한 가운데를 가르는 안타로 보였다.

동점이 예상되는 상황. 더구나 2루 주자는 발 빠른 안재석이었다. SSG 유격수 박성한이 잰 걸음을 옮긴 다음 넘어지면서 타구를 막아냈다. 그 다음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박성한은 주저 없이 3루로 공을 던졌다. 어차피 1루에선 세이프로 처리될 상황. 그럴 바엔 혹시 있을지 모를 2루 주자의 오버 런을 잡아내겠다는 시도였다. 두산 주루 코치는 2루 주자에게 홈으로 뛰어들라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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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과 박빙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SSG 박성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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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3루수 최정을 거쳐 포수 이재원으로 전달돼 태그아웃. 무심코 1루수에게 공을 던졌더라면 5-5 동점에 2사 1루의 위기가 계속될 수 있었다. 판단력에 의한 호수비는 기록지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기억에는 남는다.

박성한은 공격에서도 빛났다. SSG는 초반 0-4로 뒤졌다. 3-4로 바짝 추격한 5회 말. 두산은 이영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어떡하든 연패를 막아보겠다는 절박한 강수였다. 김태형 감독의 필승 의지가 읽혀졌다.

이영하는 첫 타자 최정과 힘겨운 볼카운트 싸움을 벌였다. 3-2에서 몸 쪽으로 바짝 붙이려다 몸 맞는 볼. 4번 타자 한유섬을 삼진 처리하며 한 숨을 돌렸다. 그러나 5번 박성한에게 바로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오지환은 줄곧 유격수 골든글러브 선두를 지켰다. 지난 7일 대구 삼성전은 오지환의 진가를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 당초 이 경기서 LG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을 하루 쉬게끔 배려했다.

LG는 지난 3일 롯데전 승리로 승률 6할에 올라섰다. 5, 6일 삼성전서 거푸 이겨 3연승을 내달렸다. 굳이 싹쓸이까진 하지 않아도 됐다. 한 경기쯤 패하더라도 체력 부담이 많았던 오지환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류 감독의 배려는 거절당했다. 선수 스스로 코치를 통해 출전 의사를 피력했다. 이날 LG는 11-9로 이겼다. 대구 원정 스윕은 무려 25년 만이다. 오지환은 3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8회엔 최충연으로부터 시즌 13호 홈런을 뽑아냈다.

오지환의 홈런포는 6월 주춤했다. 지난 22일 한화전 한 방에 그쳤다. 7월엔 24일 현재 3개로 되살아났다. 5일과 6일 삼성전서 각각 한 방씩 기록했다. 22일 NC전서 또 한 방.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경쟁은 막 시작됐다. 오지환은 타율 0.251, 홈런 14개를 기록 중이다. 박성한은 타율 0.327, 홈런 2개. 최고 유격수 싸움은 선두권 다툼 못지않게 뜨겁다. SSG는 1위, LG는 3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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