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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인아, 빨리 감 잡아라” 6번 타자론 최형우의 바람, 팀 기대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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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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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 중심타자 최형우(39)는 ‘중심 타자’ 이미지가 강한 선수다. KIA 이적 후에도 그랬다. 최형우는 2020년 3번(309타석)과 4번(269타석)에 가장 많이 들어섰다. 지난해에도 4번(233타석)과 3번(209타석)에서 주로 나섰다.

그런 최형우는 시즌을 앞두고 ‘6번 타자론’을 꺼내 들었다. 앞으로 팀을 이끌어나가야 할 젊은 선수들이 4번에 들어가고, 자신은 6번 정도에서 이들을 뒷받침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준비나 기량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KIA 타선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고, 이제 서서히 그런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됐다는 것이다. 팀을 위한 생각이었다.

실제 최형우는 올해 4번(71타석)보다는 5번(135타석)과 6번(172타석)에서 더 많이 뛰었다. 대신 황대인(199타석), 나성범(98타석)이 4번 타순에 더 많이 들어섰다. 하지만 4번 비중이 높았던 황대인(26)의 성적이 처지자 김종국 KIA 감독은 13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최형우의 4번 배치를 골자로 한 새로운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라인업 변동에 다소 보수적인 김 감독이지만, 황대인의 부진이 계속되자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황대인은 8월 들어 4번 타순에서 타율 0.130(23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 1~3번 출루율이 상대 팀에 비해 높은 상황이었는데 4번에서 흐름이 끊기는 일이 적지 않았다. 김 감독은 “대인이가 안 되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면서 최형우 4번 배치를 설명했다.

최형우는 13일 경기에서 결승타 및 3타점, 14일에는 솔로홈런을 쳐내는 등 최근의 좋은 감을 이어 갔다. 그러나 최형우는 여전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더 이상 4번 타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후배들, 특히 황대인의 반등을 바랐다. 최형우는 13일 경기가 끝난 뒤 모처럼 4번에 들어갔다는 이야기에 “오늘 대인이한테 그랬다. 빨리 감을 좀 잡고, 잘 치라고 했다. 난 내 자리로 가야 한다”고 웃음을 섞어 진심을 말했다.

나성범이나 소크라테스도 4번 타순에 들어갈 수 있지만, 우타자가 중간에 하나 끼는 게 그림상으로는 이상적이다. 장기적으로 팀 타선을 이끌 뉴페이스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KIA는 황대인에게 그 몫을 기대했지만 부침이 다소 있는 양상이다. 황대인은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255, 10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1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많았지만 시기마다 기복이 있었고 후반기 부진으로 공격 생산력을 많이 까먹었다.

슬럼프가 다소 길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황대인은 4월 타율 0.258, 5월 0.312, 6월 0.205, 7월 0.295, 8월 0.147을 기록 중이다. 한 달 잘하면, 그 다음 달은 성적이 처지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김 감독도 “황대인이 아직 풀시즌을 해본 적이 없다”는 말로 경험이 더 쌓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만큼 선수 스스로가 이겨내야 한다.

다만 김 감독의 구상에 황대인이라는 이름 석 자는, 적어도 현시점까지는 확고해 보인다. 김 감독은 4번 타순에서 황대인을 빼면서도 “그래도 황대인은 뒤쪽 타선에서 해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일단 조금 더 편한 타순에서 감을 찾게 한 뒤,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당장 라인업에서 뺄 생각은 없다. 최형우, 그리고 팀의 바람대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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