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김상식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연장 혈투 끝에 대구FC와의 'K리그 집안싸움'에서 승리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오른 전북 현대의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의 '인내심'이 승리를 만들었다며, 이어질 경기에도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 감독은 18일 일본 사이타마 우라와 고마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와의 2022 ACL 16강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흥분하지 않고 인내하며 상대의 골문을 두드려 승리를 따냈다. 혈투 속에 승리한 선수들에게 고맙고, 축하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전북은 대구와 후반 한 골씩을 주고받아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연장 후반 추가 시간 김진규의 결승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2년 연속 ACL 8강에 올랐다.

김 감독은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2선 침투나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부분을 준비했지만, 대구 수비가 내려서면서 공간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며 "한편으로는 단판 승부라서 역습을 허용하지 않고자 수비적인 부분도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전북의 송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북에는 최근 K리그에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한 공격수 송민규의 기세가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진 게 특히 반가운 일이다. 송민규는 이날 후반전 초반 선제골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김 감독은 "송민규가 측면에서 잘해준 모습을 중앙에서도 보여줄 거로 생각해 기용했다. 구스타보가 있지만, 다른 스타일의 공격 옵션을 추가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며 "그동안 골이 들어가지 않아 송민규가 마음고생을 했을 텐데, 앞으로도 위치를 가리지 않고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송민규는 "어느 포지션에서 뛰느냐보다 경기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감독님이 믿음이 있으셨기에 기용하셨을 거로 생각하고, 그 믿음에 보답해 기쁘다"며 "공격수로서 다양한 위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22일 8강전에 나선다. 8강 대진은 20일 추첨으로 결정된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고 여기서도 120분 경기를 펼치며 선수들이 지쳤겠지만, 오늘 같은 의지라면 상대가 누구라도 8강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의 최원권 감독대행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의 수석코치를 맡다가 알렉산더 가마 감독의 사퇴로 이날 감독대행으로 데뷔전을 치른 최원권 대행은 최근 침체한 팀 분위기를 추스를 계기를 마련한 것에 의미를 찾았다.

최 대행은 "사실 이길 수도 있던 경기였다. 스쿼드가 얕고 부상도 있으면서 120분을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이기지는 못했지만, 이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일어설 힘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큰 경기라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다. 부담스러웠다"는 그는 "아직 제 능력이 부족해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아쉽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게 많고,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경기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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