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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268억원 우승트로피와 노동자 추방…카타르월드컵의 두 얼굴 [아하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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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순회에 나선 ‘2022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 항공기가 24일 오전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 국가대표 박지성(왼쪽부터)과 차범근 전 감독, 피파 글로벌 앰배서더인 히바우두, 최수정 한국 코카콜라 대표가 항공기 안에서 트로피를 공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월드컵 공식 트로피가 본선 진출 32개국을 포함한 전 세계 51개국을 순회하며 전 세계 축구 팬들과 함께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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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 트로피가 세계를 유람할 때, 개최국에선 노동자들이 체포되고 쫓겨난다. 오는 11월 개막을 앞둔 2022 카타르월드컵의 두 얼굴이다.

월드컵 스폰서 코카콜라는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에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미디어에 공개했다. 일반인은 25일 하루 동안 트로피를 볼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월드컵 트로피 투어’ 일환으로 열린다. 본선 진출국 포함 51개 나라를 방문하는 월드컵 트로피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출발해 이달 19일 스위스 취리히를 시작으로 본선 진출 32개국을 순회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한국이 첫 방문이다. 2014년 이후 8년 만의 한국 방문이기도 하다.

1974 서독월드컵을 앞두고 만든 이 트로피는 두 명의 선수가 지구를 떠받치는 형상이다. 제작은 순금으로 했다. 무게는 6.142㎏. 가격은 무려 2000만달러(약 268억원)에 달한다. 모든 스포츠 대회 가운데 가장 비싼 우승 트로피다. 도난 우려 때문에 우승국은 잠시 진짜 트로피를 받은 뒤 이후 도금된 가짜 트로피를 소장하게 된다.

이처럼 월드컵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에선 ‘노동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22일(한국시각) 노동인권단체 에퀴뎀을 인용해 “카타르가 최근 몇 달간 이어진 임금 체불에 항의해 지난 14일 시위를 벌인 이주노동자 최소 60명을 체포하고, 일부를 추방했다”고 전했다.

카타르월드컵은 극심한 노동 환경과 임금 체불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2월 영국 <가디언>은 월드컵 유치 뒤 10년간 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 6750명이 숨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일부 노동 착취 사례를 인정하기도 했다. 카타르월드컵이 ‘피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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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릴 루사일 국립 경기장. 카타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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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이 이윤에 눈이 멀어, 카타르 노동 현실을 방치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5월 앰네스티 등 인권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고통을 겪은 수십만 이주노동자를 위해 피파가 최소 4억4000만달러(약 5600억원)를 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 액수는 월드컵 출전팀이 받는 상금 총합”이라며 “피파가 월드컵을 통해 벌어들일 예상 수익 60억달러(약 7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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