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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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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점수 조작 의혹 '뮤직뱅크',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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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뮤직뱅크' 임영웅 투표 조작 의혹 제기
KBS 측 "입장 변동 없다" 고수
한국일보

최근 서울영등포경찰서는 KBS가 임영웅의 방송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국민 신문고의 고발을 접수한 후 사건을 입건했다. 물고기뮤직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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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뱅크'의 신뢰도가 무너지고 있다. 경찰이 현재 '뮤직뱅크'의 제작진을 두고 출연자의 점수를 조정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혐의가 사실로 인정될 시 대중의 공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영등포경찰서는 KBS가 임영웅의 방송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국민 신문고의 고발을 접수한 후 사건을 입건했다. KBS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내사를 진행했다가 입건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와 관련 KBS는 '뮤직뱅크' 방송 점수 채점 기준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고 경찰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는 지난 5월 13일 방송된 '뮤직뱅크'의 1위 자리를 놓고 조작 논란이 불거진 이후 3개월 만의 일이다. 당시 '뮤직뱅크'에서는 임영웅과 그룹 르세라핌이 1위 후보에 올랐다. 뮤직뱅크 순위는 △디지털음원(60%) △방송 횟수(20%) △시청자 선호도(10%) △음반(5%) △소셜미디어(5%)를 합산한 총점으로 결정된다. 여기에 임영웅이 부문별 점수 중 하나인 방송 횟수 점수에서 0점을 받아 총점에서 밀렸고 1위는 르세라핌에게 돌아갔다.
한국일보

KBS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 제작진이 가수 임영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KBS '뮤직뱅크'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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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임영웅의 일부 팬들은 점수 조작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민신문고에 고발했다. 방송가에서 유독 예민한 사안인 '투표 및 점수 조작'에 대해 의구심이 일자 KBS 한동규 CP는 시청자 게시판 등을 통해 "순위 집계 기간이었던 5월 2일~8일에 KBS TV, 라디오, 디지털 콘텐츠에서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방송되지 않았다"면서 임영웅이 받은 일부 항목 점수인 '0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팬들의 반박이 즉시 이어졌다. 일부 라디오에서 임영웅의 신곡이 선곡됐다는 주장이 뒷받침됐다. 라디오 '설레는 밤 이윤정입니다' '임백천의 백뮤직' '김혜영과 함께' 등 실제로 라디오 프로그램 선곡표에서 임영웅의 신곡이 선곡됐음이 적시됐다. 임영웅이 '다시 만날 수 있을까'로는 가온앨범차트·디지털·다운로드·BGM·벨소리·통화연결음 등 부문에서 6관왕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앨범 판매를 개시한 지 3일 만에 100만 장, 7일 만에 120만 장을 돌파하며 솔로 가수 신기록을 세울 만큼 화력이 높아 이 점수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들이 속출했다.

KBS 측은 이를 두고 또 다시 "라디오 부문은 KBS 쿨FM의 7개 프로그램 대상으로 집계하고 있다"면서 이외의 프로그램들이 집계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을 내놓았다. 결국 점수 반영 세부 기준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KBS 측은 특정 프로그램에 특정 음원 송출을 요구하는 외부의 영향을 감안해 순위 산정에 포함되는 프로그램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비공개 산정 기준에 대한 의문은 일파만파로 퍼져갔고 끝내 경찰 수사까지 다다른 사황이다.

사실상 방송가에서 '조작'은 돌이킬 수 없는 악수다. 대표적으로는 Mnet '프로듀스' 시리즈 사례가 있다. 제작진이 연예기획사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고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은 해체됐다. 안준영 PD는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여만 원, 김용범 CP는 징역 1년 8월, 이 모 보조 PD는 1,000만 원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또 TV조선 '아내의 맛'은 함소원 관련 조작 논란에 고개를 숙이고 폐지됐다. 만일 이번 논란이 혐의로 인정될 경우 '뮤직뱅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매주 집계되는 음악방송의 차트에 대한 신뢰도 타격도 피할 수 없다. '뮤직뱅크' 외 타 음악방송들에게 적잖은 영향이 남으리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그간 음악방송 1위 집계 기준에 대해서 크고 작은 논란이 불거졌었다. 여기에 대형 팬덤을 가진, 이른바 '국민가수' 임영웅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화두가 재점화됐다. 대형 팬덤의 집단 항의는 즉각 사회적 이슈로 직결됐다.

KBS2 측은 본지에 '뮤직뱅크' 제작진에 대한 상황 변동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관계자는 본지에 "경찰이 내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현재 내부적으로 변동 사항은 없다. 이미 KBS는 여러 차례 걸쳐서 해명했다. 상황이 변한다면 입장을 낼 것"이라면서 "현재 '뮤직뱅크' 제작진들은 예정된 녹화 일정들을 소화 중이다"라고 밝혔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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