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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승+병역 면제, 꽃길 열리나 했더니…학폭 암초에 날개 꺾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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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두산 이영하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17승, 연봉 상승, 병역 자동 면제, 그리고 결혼까지.

지난 2020년 1월 두산 이영하(25)는 커리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겹경사도 이런 겹경사가 없었다. 2019년 17승 에이스 도약과 함께 종전 1억원에서 1억7천만원 인상된 연봉 2억7천만원에 땀의 결실을 맺었고, ‘장기 대기에 따른 소집 면제 판정(4급 보충역)’에 따라 병역 의무가 뜻하지 않게 해결됐다. 여기에 1월 18일 결혼식까지 올리며 가정을 꾸리는 축복까지 얻었다.

그 때는 우주의 기운이 이영하를 돕는 듯 했다. 기량이 절정일 때 군으로 향할 수 있었으나 4급 보충역 판정자의 장기 대기가 속출하며 2년 공백이라는 리스크를 지웠고, 결혼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KBO리그 베테랑 스타플레이어들은 이른 결혼을 성공 요인에 반드시 집어넣는다. 어떻게 보면 이영하에게 꽃길이 열린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영하는 기대만큼 날아오르지 못했다. 겹경사와 달리 2020시즌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양현종처럼 외국인투수가 있어도 1선발로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와 달리 성적은 42경기 5승 1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4.64에 그쳤다. 거듭된 기복으로 8월말 함덕주와 보직을 바꿔 마무리 변신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마무리로 처음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⅔이닝 4실점의 참사를 겪었다.

지난해에도 큰 반전은 없었다. 스프링캠프 도중 과거 학교폭력 미투 사태에 연루된 게 화근이었다. 2021년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린인터넷고 시절 이영하와 김대현(LG)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 호소인의 게시글이 올라오며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것이다. 이후 한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이 폭로자를 인터뷰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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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가대표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이영하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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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반기 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8.33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2020년과 달리 후반기 가을 필승조로 변신, 보직 이동이 대성공을 거뒀지만 17승 에이스가 불펜에서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건 바람직한 그림이 아니었다. 이에 포스트시즌 미친 활약에도 연봉이 종전 1억9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삭감됐다.

시간이 흘러 학폭 논란이 잠잠해졌고, 이영하는 다시 선발로 복귀해 올 시즌 전반기 17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4.25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종종 기복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17승 에이스의 향기를 풍긴 경기도 제법 있었다. 여기에 많은 후배 투수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며 젊은 리더 역할도 수행했다.

이영하는 후반기 들어 4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1.17로 다시 흔들렸다. 그리고 지난달 21일 돌연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취재 결과 엔트리 제외의 실질적인 이유는 부진이 아닌 학폭 피해 호소인의 스포츠윤리센터 신고 때문. 이로 인해 이영하는 시즌 도중 이미 경찰 조사를 한 차례 받았고, 최근 검찰의 불구속 기소와 함께 재판에 회부됐다.

2019년 17승 이후 매 시즌이 험난하고 고되다. 그 어떤 시즌도 무난하게 넘어간 적이 없었다. 이영하는 늘 두산의 키플레이어이자 고민거리였다.

2020년 1월만 해도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다. 그러나 거듭된 부진에 과거사 논란이 더해지며 커리어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17승 에이스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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