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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家) 형제’의 얄궂은 희비쌍곡선은 K리그 1 2022시즌에도 되풀이되려나. 시즌이 종반부로 접어들면서 또다시 역전극이 재연될지에 눈길이 쏠린다. 신의 짓궂은 희롱(?)에, 야릇한 풍속도가 빚어지는 승부 세계의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는 K리그다.
현대가 형제, 곧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K리그를 대변하는 양대 명가(名家)다. 2019~2021년 3시즌 연속 정점에서 패권을 다툰 K리그의 양강이다. K리그 천하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대회전을 펼친 숙명의 형과 아우였다.
승부 세계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철칙(鐵則)이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아우는 3년간 잇달아 웃었다. 패권은 언제나 전북의 차지였다. 형은 그때마다 슬픔을 삼켜야 했다. 거듭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으며 환호하는 동생을 지켜봐야 했던 울산이었다. 그나마 준우승의 과실로 스스로를 달래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절치부심의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형이 더욱 비감에 젖어야 했던 까닭은 매번 역전 드라마의 악몽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매조지를 잘못해 마지막 순간 늘 우승의 영광을 동생에 양보해야 했던 형이었다. 2019시즌과 2020시즌 정규 라운드가 끝났을 때, 1위는 형이었다. 2021시즌 정규 라운드 한 경기를 남겼을 때에도, 역시 형이 가장 앞서 나갔다. 그러나 스플릿 라운드까지 끝났을 때, 매번 우승의 포효를 터뜨린 주인공은 동생이었다.
정규 라운드 1경기와 스플릿 라운드 5경기까지 팀당 6경기가 남은 현재, 다시 한 번 역전의 바람이 불 조짐이 보인다. 그 진원지는 AFC(아시아축구연맹) 클럽 랭킹이었다.
올 처음 AFC 클럽 랭킹 1위 도약 바탕으로 K리그 역전 우승 노려
전북 현대가 역전의 서막을 열었다. AFC 클럽 랭킹에서, 올해 처음으로 월별 선두에 오르며 ‘역전풍’을 다시 불러일으킬 실마리를 풀었다.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산정해 발표하는 대륙별 클럽 랭킹에서, AFC 으뜸의 자리에 오른 전북이다.
IFFHS가 16일(현지 일자) 발표한 8월 AFC 클럽 랭킹에서, 전북은 159.5점을 획득해 1위의 영광을 안았다(표 참조). 6월 2위(168.5점)에서 7월 3위(146점)로 밀렸던 쓰라린 기억을 뒤로하고 가장 윗자리로 치고 올라갔다. 저력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역전의 힘을 갖췄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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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올해 내내 선두를 질주하던 울산은 3위로 내려앉았다. 7월 획득한 156점에서 14점이나 모자라 142점을 얻는 데 그쳤다. 전북과 처지가 180˚ 뒤바뀐 자리바꿈이다.
형과 아우의 상반된 순위 변동은 AFC 챔피언스리그(ACL) 성적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2 ACL에서, 전북은 4강까지 진출했다. 반면, 울산은 결선 라운드(16강전~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만큼 순위가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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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비중이 높음은 J리그의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경우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라와는 7월 7위(100.5점)에 불과했으나, 8월 4위(118점)로까지 치솟았다. ACL 결승전에 나간 효과가 톡톡했다. ACL 준결승전(8월 25일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우라와는 전북을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결승 티켓을 움켜잡은 바 있다.
이번 8월 랭킹에서도, K리그의 강세는 이어졌다. 5위에 자리한 대구 FC(112.75점)까지 10위권 안에 세 팀이 포진하며 아시아 맹주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J리그와 사우다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가 각각 두 팀으로 K리그의 뒤를 이었다.
K리그 1 2022시즌 패권 각축전도 지난 세 시즌과 전혀 다름이 없다. 매한가지로, 현대가 형제가 1, 2위를 달린다. 그런데 승점 차가 5점(63-58)에 지나지 않는다. 남은 6경기에서, 역전의 물결이 일 가능성이 충분함을 읽을 수 있는 격차다.
최근 울산의 침체는 심상찮은 분위기를 부채질한다. 9월 들어, 울산은 1승 1무 2패(2득점 4실점)로 부진했다. 이에 비해 전북은 2승 2무(8득점 2실점)로 한결 나았다. 전북이 승점을 4점이나 더 쌓았을뿐더러 공수(득점 8-2, 실점 2-4)에서도 압도했다.
여러모로 긴장감이 팽배해져 가는 K리그다. 과연 전북이 역전극을 재창출할지, 울산이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한을 씻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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