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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절묘한 135㎞ 직체' 무기 추가한 임찬규 "가을야구 어느 자리든 괜찮다"[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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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임찬규. 창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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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기자] 상위타순에 자리한 타자를 상대로 초구 135㎞ 속구를 던졌다. 체인지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던 타자는 당황하며 배트를 휘둘렀고 우익수 플라이가 됐다. LG 임찬규(30)가 새로운 무기를 더하며 타이밍 싸움의 진수를 펼쳐보였다.

임찬규는 28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86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2안타 7탈삼진 4사구 2개 무실점으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올시즌 6번째 무실점 경기를 했고 6승째를 올렸다. LG는 4-1로 한화를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변화가 적중했다. 이날 임찬규는 힘을 분배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늘 1회 최고 구속을 찍고 이닝을 거듭하면서 구속이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상황에 맞춰 전력 투구에 임했다. 그 결과 속구 구속이 최소 135㎞에서 최고 145㎞로 다양하게 분포됐다. 지난 22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1회 148㎞를 찍은 후 빠르게 구속이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6회에도 140㎞ 이상을 던졌다.

경기 후 임찬규는 “롯데전이 끝나고 경헌호 코치님이랑 많은 얘기를 했다. 늘 초반에 구속이 잘 나오다가 크게 떨어지는데 초반에 너무 많은 힘을 쏟는 것 같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속구에도 완급조절을 하기로 했다. 항상 전력으로 던지기 보다 조절하면서 던지기로 했고 구속도 유지가 됐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경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임찬규는 카운트 싸움이 길어질수록 더 빠른 공을 던졌다. 이른바 직체(직구 체인지업)로 불리는 힘을 뺀 135㎞ 속구를 초구로 던졌다가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140㎞ 중반대 속구로 삼진을 잡았다. 프로 입단 후 한 번도 실전에서 쓰지 않았던 직체를 시도해 성공했다. 4회말 상대 1번 타자 정은원을 초구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공이 직체였다.

임찬규는 “후배지만 속구로 완급 조절을 잘하는 원태인과 구창모에게 조언을 구했다. 특히 창모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 창모 조언을 접목하면서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직체를 던지는 게 상당히 위험한데 타자들은 내가 구속이 140㎞는 나온다고 가정하고 타석에 선다. 정은원 선수도 직체를 치면서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라. 이번에 한 번 던지지 않으면 내년에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해 직체를 던졌다. 이렇게 또 하나 얻은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속구와 조화를 이루는 체인지업과 커브는 자신있다는 입장이었다. 임찬규는 “체인지업은 지금이 최고로 좋다. 커브도 베스트다. 속구로 완급 조절 하는 거 딱 하나가 더 필요했는데 오늘 그게 됐다”며 “속구도 변화를 주니까 상대가 마냥 체인지업만 생각하지 못하더라. 타이밍을 빼앗기가 이전보다 훨씬 편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즌 막바지 의미있는 피칭을 했지만 포스트시즌 보직은 미정이다.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 원투펀치 외에 김윤식과 이민호도 9월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4인 로테이션으로 가을야구가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임찬규의 보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를 두고 임찬규는 “내게 결정권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본다”며 “불펜으로 나가면 짧게 던지니까 최고 구속 한 번 찍고 싶다. 길게 던지든 타자 한 명만 상대하든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짧게 던지고 내려오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위해 열심히 응원할 것이다. 가을야구에서는 어느 자리든 괜찮다. 올해 내가 잘 해서 우리 팀이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 나는 그저 끝까지 팀을 돕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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