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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인터풋볼 'K-현장메모'

[K-현장메모] '은퇴 선언' 이호의 특별한 교체 투입...팬들도 '함성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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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오종헌 기자(울산)] 이호가 뜻깊은 은퇴식을 진행했다. 제주를 상대로 10분 가량 그라운드를 누비며 은퇴 경기를 치렀다.

울산 현대는 23일 오후 3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8라운드 최종전을 치르고 있다. 양 팀의 후반전이 막 시작된 가운데 스코어는 1-1이다.

울산이 17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제주전이 끝나면 홈 팬들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대관식을 앞두고 특별한 선수의 은퇴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주인공은 바로 이호다. 이호는 2003년 울산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제니트(러시아), 성남 일화, 무앙통(태국) 등을 거쳐 지난해 울산으로 돌아왔다.

이호의 3번째 울산 생활이었다. 지난 2006년 울산을 떠난 뒤, 2011년부터 약 3년 동안 울산에서 뛴 바 있다. 다시 복귀한 지난 시즌부터는 선수보다는 코치에 가깝게 활동했다. 두 시즌 동안 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기로 결정했다. 이호는 17년 전 우승에도 크게 기여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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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앞두고 마련된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호는 "작년에 은퇴를 결정했을 때는 덤덤한 편이었다. 막상 은퇴가 다가오니 감정의 변화가 있더라. 그래도 난 행운아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은퇴할 수 있어서 뜻깊다. 또 이렇게 우승을 차지한 시즌에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이호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명보 감독은 "이호는 전반전에 잠깐 출전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은퇴를 할 때 이런 자리가 마련되기 쉽지 않은데 영광스러운 순간에 은퇴할 수 있게 돼서 좋다고 생각한다"며 출전 계획을 내비쳤다. 제자의 마지막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홍명보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의 배려였다.

전반 35분 이호는 김민준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경기장 안에는 함성 소리가 쏟아졌고, 이호가 들어서자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캡틴' 이청용은 이호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다. 약 10분 가량을 뛴 이호는 하프타임 때 은퇴식을 진행했다.

이호는 "20년 전에 이곳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오늘 끝이났다. 우승컵을 들고 이렇게 끝낼 수 있어서 제 축구 선수 이야기는 해피엔딩인 것 같다. 이 우승은 17년 동안 기다렸던 여러분들의 것이다. 선수들은 내년에도 기쁨을 드리기 위해 싸우겠다. 팬 여러분들도 지금처럼 우리와 함께 싸워주셨으면 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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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풋볼 오종헌 기자, 울산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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