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4시 카타르 월드컵 16강 한국-브라질전
흐름 타면 무서운 브라질 템포 끊어 실점 최소화 관건
손흥민 이강인 경험 필요
한국은 6일 오전 4시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상대의 흐름을 끊는다면 의외의 결과를 빚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포르투갈과 3차전 승리 후 한국 선수들./알 라이얀(카타르)=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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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벤투호가 카타르 월드컵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까.
운명의 무대는 마련됐다. 이제 경기로 보여줄 결과만 남았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이변'과 '기적'으로 점철된 조별리그를 마치고 16강 녹다운 토너먼트로 진입한 이후에는 강팀들의 순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FIFA 랭킹 28위 대한민국이 FIFA 랭킹 1위이자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언더독 대이변'을 노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벌여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벼르고 있다. '삼바 군단' 브라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난 1930년 출범한 월드컵 1회 우루과이 대회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 22회 대회 모두 본선 무대에 올라 최다 우승(5회· 1958 1962 1970 1994 2002)을 차지한 명실상부한 강호다.
한국의 브라질전 주 득점루트로 꼽히는 세트피스의 키커 이강인(왼쪽)과 손흥민./알 라이얀=뉴시스 |
하지만 '잃을 게 없는' 한국으로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부담없는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지만 지난 조별리그 3경기에서 보여준 집중력과 경기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면 의외의 결과을 빚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에 우승컵을 노리는 브라질은 다음 경기로 가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만큼 오히려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점을 한국이 어떻게 이용하고 공략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히 선제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최대한 버티고 버텨 브라질 선수들의 초조감을 끌어내 경기를 후반과 연장으로 몰아간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녹다운 토너먼트는 무승부가 없다. 90분 경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 하면 연장과 승부차기로 이어진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스페인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겨 4강에 진출한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
브라질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는 손흥민(왼쪽)과 황희찬./도하=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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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선수들의 '원팀' 조직력이 필요하다. 개인기가 뛰어나고 공격 전환 시 빠른 템포를 구사하는 브라질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선 공수라인을 철저히 유지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손흥민(30·토트넘) 이강인(21·마요르카) 김민재(26·나폴리) 황희찬(26·울버햄튼)이 공수의 요소요소에서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해줘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바 템포'를 끊어 역습의 시발점을 만들면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G조 3경기에서 3골을 넣어 16강에 오른 팀 가운데 가장 비효율적 경기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당 10골을 넣겠다던 대회 개막 전 기세와 달리 실제 득점은 3골에 그쳤으며 카메룬과 3차전에서는 0-1로 패하며 체면도 구겼다. FIFA 통계에 따르면 52회 슛으로 3골을 넣어 약 17.3회의 슈팅마다 1골을 넣는 비효율적 경기를 했다. 3경기 평균득점이 1로 1.33의 한국보다 낮다. 브라질 공격 역시 '삼바 리듬'의 흐름을 타지 못하면 실속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브라질의 3골 가운데 2골은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인 히샬리송이 세르비아와 첫 경기에서 '멀티골'로 기록했다. 세 번쩨 골은 스위스와 2차전에서 후반 막판 카세미루가 넣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히샬리송은 윙포워드와 스트라이커를 겸하고 있으나 아직은 손흥민의 폼에 미치지 못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3골을 넣는 데 그쳐 16강에 오른 팀 가운데 가장 비효율적 경기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스위스 골키퍼 얀 수머가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브라질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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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브라질의 방한 친선경기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다. 당시 한국은 브라질의 강한 전방 압박에 흔들리고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 2골을 내줘 1-5로 졌지만 경기 내용은 결과와 다르게 한국에도 득점 기회가 많았다. 전반 7분 만에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인 히샬리송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전반 30분 황의조의 동점골로 1-1을 만들었다.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골을 내주며 점수 차가 벌어지기 시작, 후반 35분 이후 급격히 무너지며 2골을 더 내줘 1-5 스코어가 만들어졌는데 당시의 경기 내용을 잘 분석하고 실수를 최대한 방지하면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브라질이 분석한 한국의 장단점을 들여다보면 반대로 승리 해법이 보인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는 4일 한국의 장단점으로 빠른 역습과 크로스 공격에 약한 수비를 꼽았다. 글로부는 "재빠른 선수들과 손흥민의 시야 및 신속한 사고는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빠른 역습으로 이어져 상대를 놀라게 한다. 한국은 볼 점유율이 적은 대신 수직적인 공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선수들의 평균 키가 크지 않지만 교묘한 위치 선정과 세컨볼에 대한 집중력을 보인 세트피스의 강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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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으로는 역시 크로스에 의한 실점을 지적했다. 글로부는 "후방에서 전방으로든, 측면에서 중앙으로든 크로스 공격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에 공포로 다가왔다. 이들이 조별리그에서 실점한 모든 골은 모두 이런 유형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또 점수가 뒤쳐졌을 때 공격 작업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한국으로선 조별리그 실점 장면뿐만 아니라 지난 6월의 수비 실수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브라질과 7차례 경기를 치러 1승 6패의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99년 3월 잠실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이긴 1-0 승리가 유일하며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2실점 이상을 기록하며 두 골 차 이상의 패배를 기록했다. 월드컵에서는 처음 만난다. 역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삼바 군단'의 흐름을 끊는 게 중요하다. 공은 둥글고,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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